경영은 단순히 재화를 창출하는 기술적 공정이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의 내면적 성찰이 외부 세계와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거대한 파동이자, 자기 수양의 결정체다.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가 걸어온 길은 자본주의의 정글 속에서 '인간의 선함'이라는 가장 연약해 보이는 가치가 어떻게 가장 강력한 생존 기제가 되는지를 증명한 성소(聖所)와 같다. 그가 남긴 철학적 유산을 더 깊은 시선으로 해체하고 사유해 본다.
1. 존재의 근원적 질문: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가"
이나모리 경영학의 시발점은 거창한 시장 분석이나 재무 지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무엇이 올바른가(人間として何が正しいのか)"**라는 지극히 소박하고도 준엄한 윤리적 질문이다.
현대의 경영학이 '어떻게(How)'에 매몰되어 효율을 쫓을 때, 그는 '왜(Why)'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졌다. 이는 복잡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원칙, 즉 **'백투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의 정수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타인을 속이지 않는다, 정직하게 땀 흘린다와 같은 초등학교 수준의 도덕률이 거대 기업의 의사결정 기준이 되는 순간, 경영은 '돈벌이'에서 '구도(求道)'의 영역으로 격상된다.
2. 이타(利他)의 형이상학: 욕망의 승화
그는 이기심을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이기심의 에너지를 **이타(利他)**라는 더 높은 차원의 에너지로 승화시켰다.
"나를 돕고자 한다면 먼저 남을 도와라."
이 역설적인 명제는 우주의 인과율과 맞닿아 있다. 그는 경영자의 마음이 옹졸하면 기업 또한 그 크기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고객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직원의 삶을 내 몸처럼 아끼는 마음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다. 그것은 타자와 내가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緣起)'의 자각이며, 그 연결망이 견고해질 때 기업이라는 유기체는 비로소 무너지지 않는 요새가 된다. 이것이 바로 그가 주창한 **'마음의 경영'**이며, 경영자의 인격이 곧 기업의 운명임을 시사한다.
3. 아메바 경영: 파편화된 주체를 생명으로 환치하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가장 구체적인 유산인 아메바 경영은 철학을 시스템으로 치환한 위대한 설계다. 그는 거대 조직이 관료주의의 늪에 빠져 개별 인간의 존엄을 지워버리는 현상을 경계했다.
소집단 채산제: 조직을 아메바처럼 작은 단위로 쪼개는 것은 통제를 위함이 아니다. 개별 구성원에게 '경영자'라는 주체성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투명성의 윤리: 모든 지표를 전 사원에게 공개하는 것은 단순한 정보 공유가 아니라, 신뢰라는 영적 토대를 구축하는 행위다.
자신의 노동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때, 사원은 부속품에서 주역으로 거듭난다. 아메바 경영은 자본주의가 잃어버린 '노동의 기쁨'을 되찾아주는 인본주의적 장치이며,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움직이는 **'전원 참가 경영'**의 실천적 모델이다.
4. 인생 방정식의 변주: '사고방식'이라는 절댓값
이나모리 가즈오가 설파한 인생의 방정식은 가히 수학적 계시와 같다.
여기서 **'사고방식'**은 유일하게 음수(-)를 가질 수 있는 변수다. 아무리 천재적인 능력과 뜨거운 열정을 지녔더라도, 그 지향점이 파괴적이라면 결과는 참담한 파국($-10,000$)으로 귀결된다.
그가 강조한 '올바른 사고방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긍정, 감사, 겸손, 그리고 타인을 향한 자애다. 능력이 부족한 자는 열의로 보완할 수 있고, 열의가 부족한 자는 시스템으로 독려할 수 있으나, 사고방식이 비뚤어진 자는 조직을 뿌리째 썩게 한다. 이 방정식은 현대의 성과주의가 놓치고 있는 '방향성'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5. 카르마(Karma)와 JAL의 기적: 보이지 않는 손
2010년, 파산 직전의 일본항공(JAL)을 1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운 사건은 전 세계 경영학계의 미스터리였다. 하지만 이나모리에게 그것은 당연한 **카르마(업)**의 결과였다.
그는 기술적 구조조정보다 사원들의 '마음 개혁'에 집중했다. "JAL을 살리는 것은 일본 경제를 위함이며, 사원들의 고용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대의(大義)를 세우자, 죽어있던 조직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선한 의지가 모여 거대한 에너지를 형성할 때, 시장의 논리를 초월하는 기적이 일어남을 그는 입증했다. 이것이 바로 카르마 경영, 즉 뿌린 대로 거둔다는 우주의 섭리를 경영에 이식한 결과다.
결론: 경영의 끝에서 만난 '사람'
이나모리 가즈오의 사유를 따라가다 보면, 경영의 종착지에는 결국 '사람'이 서 있음을 깨닫게 된다. 돈은 수단일 뿐이며, 진정한 목적은 전 직원의 물심양면(物心兩面)의 행복에 있다. 경제적 풍요(物)와 마음의 보람(心)이 조화를 이룰 때, 기업은 비로소 영속성을 얻는다.
그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당신의 경영은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는가? 당신의 비즈니스는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고 있는가?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거대한 거울 앞에 서서, 우리 각자의 경영과 삶을 비추어 보아야 할 때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