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6일 금요일

미국이 인정한 가장 안전한 기업, KBR에서 안전 경영의 해답을 찾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 KBR에서 배우는 안전 경영의 본질

안전 관리를 단순한 규정 준수의 문제로 바라보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세계에는 안전을 조직의 DNA로 내재화하여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오늘은 그러한 성공 스토리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권위 있는 산업 안전 전문 미디어 EHS Today가 선정한 '2025년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 바로 KBR의 이야기다.


KBR의 안전 경영, 무엇이 다른가

KBR의 안전 철학은 한 마디로 "Zero Harm(제로 하름)", 즉 어떠한 사고도, 어떠한 피해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절대적 원칙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원칙이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를 실제 행동과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촘촘한 구조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1. Zero Harm Absolutes — 타협 없는 절대 기준

KBR은 전 세계 모든 프로젝트와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비타협적 안전 기준을 운영한다. 직원은 물론 하청업체까지 예외 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며, 안전 행동의 범위는 업무 현장을 넘어 가정과 여가 생활로까지 확장된다. 안전을 '지켜야 할 규칙'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정체성'으로 내재화하는 것, 이것이 KBR 안전 문화의 출발점이다.

2. MyKey — 누구나 행사할 수 있는 작업 중지 권한

KBR의 MyKey 프로그램은 직급이나 역할에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작업 중지 권한(Stop Work Authority, SWA)**을 부여한다. 현장에서 위험이 충분히 통제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순간, 누구든 즉시 작업을 멈출 수 있다. 안전의 책임이 관리자에게 집중되지 않고 조직 전체에 분산되는 구조다.

3. Courage to Care — 돌봄 기반의 피드백 문화

동료의 위험한 행동을 목격했을 때, 이를 처벌이나 신고의 문제가 아닌 돌봄과 대화로 해결하는 문화가 KBR에는 자리 잡고 있다. Courage to Care 프로그램은 구성원 간 안전 피드백을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으로 만들어, 안전 행동이 사회적으로 강화되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4. 모든 사고·근접사고의 필수 조사

KBR은 크고 작은 모든 사고와 아차사고(Near Miss)에 대해 예외 없이 근본 원인 분석을 실시한다. 작은 징후도 학습의 기회로 삼는 이 선제적 접근은 사고 예방 문화를 조직 깊숙이 뿌리내리게 한다.

5. Safety Energy Program — 선도 지표 기반의 안전관리

KBR은 단순히 사고율(후행 지표)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Safety Energy Program을 통해 모든 프로젝트의 안전 활동을 정량화하고, 행동·참여·리스크 관리 수준을 반영한 안전 에너지 지수를 선도 지표로 활용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실제 사고 감소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 데이터로 검증되었다.

6. TSTI — 전 직군을 아우르는 사전 위험 분석

**Total Safe Task Instruction(TSTI)**은 비일상적 작업이나 현장 업무 수행 전 반드시 실시하는 사전 위험 분석 절차다. 주목할 점은 현장직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무직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안전의 일관성을 조직 전체에 관철시키는 KBR의 철학이 여기에 담겨 있다.

7. Keys 프로그램 —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안전 가이드

사무실, 현장, 재택근무, 정신건강에 이르기까지 직원이 마주하는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한 통합 안전 가이드를 Keys 프로그램으로 제공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안전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포괄적 접근이다.

8. All In — 직원이 주도하는 안전·사회공헌 커뮤니티

All In 프로그램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끄는 안전 및 지역사회 활동 플랫폼이다. 참여 기반의 안전 문화는 조직 내 자발적 동기를 높이고, 안전을 '위에서 강요받는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9. ESG와 통합된 안전 전략

KBR은 안전을 단독 영역으로 분리하지 않는다. People, Planet, Governance의 세 축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 전략 안에 안전을 통합하고,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한 10대 Zero Harm Pillars로 장기 목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안전이 곧 ESG의 핵심 가치임을 조직 전략으로 선명하게 천명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

KBR의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조직에서 안전은 무엇인가?"

여전히 많은 한국 기업에서 안전은 감독기관의 점검을 앞두고 점검표를 채우는 행위, 혹은 사고 발생 후 재발 방지 대책을 보고하는 행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KBR의 성공은 명확하게 보여준다. 안전은 규정 준수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의 문제이며, 관리자만의 책임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여야 한다는 것을.

특히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전환점이 있다.

첫째, 후행 지표에서 선행 지표로의 전환이다. 사고율 집계에 머무르지 않고, 안전 행동과 참여 수준을 선제적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관리자 중심에서 전 구성원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작업 중지 권한이 모든 직원에게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현장의 위험은 훨씬 빠르게 차단된다.

셋째, 안전과 ESG의 통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경영이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시대, 안전을 ESG 전략의 핵심 축으로 통합하는 시각의 전환이 요구된다.

KBR의 2025년 수상은 단지 한 기업의 성취가 아니다. 이는 안전을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조직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이 기준점을 참조하여, 진정한 의미의 안전 경영을 구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참고: EHS Today, "America's Safest Companies 2025: KBR", Dave Blanchard


2026년 1월 10일 토요일

보청기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 심상돈 대표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

40년의 집념이 만든 신뢰 — 그가 말하는 감사·나눔·행동의 경영


국내 보청기 산업에 '전설'이라 불리는 인물이 있다. 동산히어링 심상돈 대표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청기라는 단 하나의 분야에 몸을 담아온 1세대 전문가. 스타키코리아를 30년간 이끌며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 없이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그의 이야기는, 숫자와 성과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한 헌신'에서 비롯된다.


■ 경영 철학 — 감사, 나눔, 행동

심상돈 대표는 스스로를 '바보똑똑이'라고 부른다. 겸손하게 배우고, 배려로 이끌며, 결과에 책임진다는 뜻이다. 그가 경영의 근간으로 삼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단순하다. 감사하고, 나누고, 행동하라.

그는 보청기를 단순한 제품으로 보지 않는다.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주는 사명"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에게 이 일은 처음부터 사업이기 전에 소명이었다. 그 인식의 차이가 30년 무결성 성장의 뿌리다.

그가 'O.K 경영'으로 불리는 방식을 고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객의 요구에 "No"라고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고객의 삶의 질을 회복시킨다는 사명감에서 나오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 "보청기는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드리는 일입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 리더십의 핵심 — 사람을 먼저 보는 눈

심상돈 대표의 리더십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판매 1위보다 고객 행복, 직원 행복이 우선이다." 이른바 '행복 경영'이다. 글로벌 본사에서 여러 국제 리더십 상을 수상한 이유도, 그가 수치를 뛰어넘는 가치를 조직 안에 구현했기 때문이다.

그는 퇴임 후 동산히어링의 대표로 다시 현장에 섰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맞춤형 청각 케어, 정직한 상담, 40년의 전문성. 그가 내세우는 차별화는 화려한 마케팅이 아니라 오래된 신뢰다.

사회공헌의 영역에서도 그의 리더십은 빛났다.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 무상 지원, 인공와우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 보청기 지원 제도 마련 등 법과 제도의 변화를 이끄는 데 앞장섰다. 유튜브 채널 '귀사남'을 통해 난청 정보를 일반인에게 쉽게 풀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더십은 조직 안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님을 그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 "보청기는 안경과 같습니다. 불편함을 보완하는 도구일 뿐,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 다른 경영자에게 던지는 메시지 — 인터뷰 속 명언 3가지

심상돈 대표의 인터뷰에는 젊은 경영자들이 곱씹을 만한 통찰이 곳곳에 담겨 있다.

▶ 명언 1. "행운의 여신은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실행의 철학이다. 고민만 하고 멈춰 선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계획보다 작은 한 걸음이 방향을 만든다.

▶ 명언 2.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성장할 수 있다." 태도의 문제다. 감사는 겸손의 다른 이름이고, 겸손한 리더만이 사람을 모을 수 있다.

▶ 명언 3. "판매 1위보다 고객의 행복과 직원의 행복이 먼저다." 경영의 우선순위다. 수익은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다. 사람이 먼저일 때, 숫자는 자연히 따라온다.

40년의 세월이 증명하는 것은 하나다. 집념은 방향이 맞을 때 빛난다. 심상돈 대표의 방향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 "감사하고, 나누고, 행동하라. 이 세 가지가 제 경영의 전부입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심상돈 대표의 이야기는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경영자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일은 사명인가, 수단인가.

보청기 하나로 40년을 버텨온 그의 집념은, 결국 그 질문에 대한 오랜 답이었다.


2026년 1월 9일 금요일

Sevan Multi‑Site Solutions 안전 경영의 본질을 배우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 세반(Sevan)에서 배우는 안전 경영의 본질

2026년 1월 9일

오늘은 환경안전보건 베스트 프랙티스로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상을 수상한 세반 멀티사이트 솔루션즈, Inc.(Sevan Multi-Site Solutions, Inc.)의 사례를 소개한다. 전국 각지의 건설·리모델링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멀티사이트 전문 기업인 세반은, 미국의 안전보건 전문 미디어 EHS Today가 매년 수여하는 "America's Safest Companies" 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상은 단순히 사고 건수가 낮은 기업이 아니라, 안전을 조직 문화의 중심에 두고 시스템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에게 주어지는 권위 있는 상이다. 세반은 과연 어떻게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가. 그 비결을 하나씩 살펴본다.


규정 준수가 아닌 규정 초과를 기준으로 삼다

세반의 안전 철학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대부분의 기업이 OSHA 기준을 목표로 삼을 때, 세반은 그것을 최소한의 출발선으로 규정한다. ANSI/ASSP Z10 기반 안전경영 시스템 위에 자체적으로 더욱 강화된 기준을 더해 운영하며, 준수는 시작일 뿐이라는 철학을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토대가 세반의 안전 수준을 업계 평균과 근본적으로 다른 궤도에 올려놓는 첫 번째 동력이다.

CEO가 직접 안전을 이끈다

세반에서 안전은 안전팀만의 영역이 아니다. CEO가 대부분의 안전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모든 안전 정책의 변경을 직접 검토하고 승인한다. 매년 Sevan Safety Excellence Award를 통해 안전에 기여한 직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문화도 이미 정착되어 있다. 최고 경영자가 안전의 최전선에 서 있을 때,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는 사실을 세반은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둔다

세반의 안전 관리는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작동한다. 현장 작업 시작 전 매일 STARRT(Safety Task Analysis Risk Reduction Talk) 사전 위험 평가를 실시하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60분 이내에 경영진에 보고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고위험 작업에 대해서는 Life-Saving Rules, 즉 안전 절대 기준을 명확히 정해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 위험을 미리 인식하고 제거하는 구조가 세반 안전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법적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현장 규칙

세반의 현장 규칙은 법이 요구하는 수준을 상당 폭 초과한다. 100% 추락 방지를 의무화하고, 비계·사다리·고소작업에 대한 강화된 내부 기준을 별도로 운영한다. ANSI Z87.1 기준의 눈 보호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인체공학 기반의 중량물 취급 제한도 적용한다. Type II 헬멧, 절단 방지 장갑, 고가시성 PPE를 전면 도입하는 등 보호장비 기준 역시 업계 수준을 크게 앞선다. "법이 허용하니까 괜찮다"는 논리는 세반의 현장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기술을 통해 안전을 혁신한다

세반은 디지털 기술을 안전 관리에 적극 접목하고 있다. 바코드 스캔 방식의 클라우드 기반 SDS(물질안전보건자료)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며, 실제 작업 조건을 반영한 JHA(위험성평가) 자동 생성 도구를 자체 개발 중이다. STARRT 프로세스 역시 디지털화하여 현장 문서화와 소통의 효율을 높였다. 기술은 안전을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안전 문화를 설계하다

세반은 안전을 강요하는 대신, 직원이 참여하고 싶어지는 구조를 설계했다. Sevan University라는 내부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통해 직무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Elevate Safety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 위험 인식과 행동 기반의 안전 역량을 키운다. Near Miss Challenge는 아차사고 1건 신고 시 자선단체에 7달러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신고 문화를 정착시키는 동시에 사회적 기여도 실현한다. Sevan Salute 프로그램은 안전 행동에 배지와 상품으로 보상함으로써 긍정적 강화의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특히 Near Miss Challenge는 신고를 꺼리는 현장의 암묵적 문화를 실질적으로 바꾸는 데 효과적인 모델로 주목받는다.

안전을 사업의 경쟁력으로 본다

세반은 안전을 비용이나 규제 대응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안전은 세반의 사업 차별화 전략이자 브랜드 정체성 그 자체다. 이러한 관점은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안전 컨설팅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으며, ABC(Associated Builders and Contractors)와 Fortune 등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최고의 직장"으로 인정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안전한 기업이 곧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한국 건설 기업에 전하는 메시지

세반의 사례는 규모나 국가의 차이를 떠나 안전 경영의 본질에 대해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진의 안전 책임이 법적으로도 분명해졌다. 그러나 법 준수를 넘어, 세반처럼 안전을 조직의 정체성과 사업 경쟁력으로 내재화한 기업은 아직 드문 것이 현실이다.

세반의 경험에서 한국 건설 기업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천 방향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CEO가 안전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첫 발언을 여는 것에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리더의 존재 자체가 조직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차사고 신고 문화를 제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신고를 처벌이 아닌 기여로 인정하는 구조가 전제될 때, 현장의 위험 정보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디지털 위험성평가 도구 도입을 통해 현장의 문서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안전 소통을 늘리는 것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변화다. 무엇보다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랑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내부 인정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세반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명제로 귀결된다.

"안전은 문화다. 그리고 문화는 리더가 만든다."

이 명제가 한국 건설 현장에서도 실질적인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 EHS Today, "America's Safest Companies — Sevan Multi-Site Solutions, Inc." (Nicole Stempak)

2026년 1월 3일 토요일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자가 시장을 이긴다 —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성장 공식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자가 시장을 이긴다 —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성장 공식


2025년 12월 30일, 월간 CEO&는 「품질 프리미엄은 타협하지 않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라는 제목으로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식품 업계에서 15년 넘게 '비타협적 품질'이라는 단 하나의 원칙을 붙들고 성장한 기업의 이야기는, 숫자보다 철학이 먼저인 경영의 실체를 보여준다.


시장이 아니라 기준을 먼저 세웠다

파르팜의 성장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성장 정체기에 무엇을 지켰는가.

김현창 대표는 보존제, 향신료, 발색제 등 식품 업계에서 관행처럼 사용하는 첨가물을 창업 초기부터 완전히 배제했다. 매출이 정체되던 시기에도 품질 스펙을 낮추자는 유혹에 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코로나19 이후 명확하게 드러났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급격히 높아지던 그 시점에, 파르팜은 이미 그 기준을 충족한 상태였다. 시장이 따라온 것이 아니라, 시장이 파르팜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이 파르팜 성장의 출발점이다. 시장 트렌드를 쫓아 기준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준이 결국 시장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15년을 버텼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신뢰를 선택한 결과가 지금의 파르팜을 만들었다.


급식 시장이라는 가장 혹독한 검증대

흥미로운 점은 파르팜이 가격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급식 시장을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급식 시장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원가 절감과 가격 인하로 경쟁할 때, 파르팜은 반대 방향을 택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정면 돌파했고, 그 과정에서 영양교사라는 전문가 집단의 까다로운 검증을 통과했다. 이 과정이 단순한 시장 점유율 확보를 넘어 브랜드 신뢰의 기반을 형성했다.

급식 시장에서 쌓은 전문가 집단의 신뢰는 이후 B2C 시장 확장의 발판이 됐다. 가장 엄격한 검증자를 먼저 설득한 브랜드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다르게 인식된다. 파르팜은 이 구조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움직이는 조직

김현창 대표가 강조하는 두 번째 축은 조직 설계다. 창업 초기부터 대기업 수준의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창업자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조직 전체를 이끄는 구조에 의존하기 쉽다. 파르팜은 의도적으로 그 의존도를 낮췄다.

제품 기획에서 생산, 영업, 물류, 재무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시스템화했고, 부서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일찍부터 만들었다. 식품 기업의 고질적 난제인 재고 관리 역시 프로세스로 해결했다. 이는 CEO 한 명의 역량이 아니라 조직 자체의 역량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확장성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탁월함이 아니라 시스템의 탁월함이 필요하다. 파르팜은 이를 조직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재화했다.


'권한은 주되 책임은 지우지 않는다'는 리더십

조직 문화에 관한 김현창 대표의 철학은 독특하다. "권한은 주되 책임은 지우지 않는다"는 원칙이 그 핵심이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개인에게 책임을 귀속시키지 않는 문화는 심리적 안전감을 만든다. 이 안전감이 혁신과 도전을 촉진하는 토양이 된다. 구성원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조직은 더 빠르게 실험하고 더 빠르게 학습한다.

파르팜이 업계 최저 수준의 이직률을 유지한다는 사실은 이 문화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좋은 인재를 유지하는 것이 채용보다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이직률은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외부 교육을 의무화하며 인재 성장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을 자원이 아니라 장기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상상하라'는 경영 철학의 실체

김현창 대표가 강조하는 '상상하라'는 가치는 단순한 창의성 장려가 아니다. 5년, 10년 뒤를 기준으로 현재의 판단을 내리는 책임 있는 사고방식이다.

단기 매출 압박 앞에서 장기적 기준을 유지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상상은 그 어려운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도 이 철학은 그대로 작동한다. 일본과 호주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도 무리한 확장보다 현지화와 품질 유지의 균형을 우선한다. 건강기능식품, HMR, 어린이 식품 등 신뢰가 특히 중요한 식품군 중심으로 확장 방향을 설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파르팜의 사례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기준을 지키는 것의 경제적 가치에 관한 보편적 명제를 담고 있다.

많은 기업이 성장 정체기에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원가를 줄이고, 품질 스펙을 조정하고, 단기 매출을 확보하는 선택이다.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준을 낮춘 기업은 시장이 그 기준에 적응하는 순간, 더 이상 차별점을 갖지 못한다.

반대로 기준을 지킨 기업은 시장이 그 기준을 필요로 하는 순간, 이미 준비된 상태가 된다. 파르팜이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증한 것은 운이 아니다. 기준을 지킨 기간이 쌓여 만들어진 구조적 결과다.

조직 설계와 인재 문화에 관한 메시지도 명확하다.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움직이는 조직을 만드는 것, 실패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것, 장기적 관점으로 인재에 투자하는 것. 이 세 가지는 기업의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 가능한 원칙이다.

결국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성장 공식은 단순하지만 실행하기 어렵다. 타협하지 않는 기준 × 프로세스 기반 조직 × 심리적 안전감 × 장기적 상상력. 이 조합이 신뢰 기반 경쟁력을 만들고, 신뢰 기반 경쟁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어떤 시장에서도, 어떤 규모의 기업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다.


2026년 1월 2일 금요일

300달러로 시작해 3만 5천 명을 품다 — 송창근 회장의 35년

300달러의 사람 — 송창근 회장과 휴먼터치 경영의 35년

KMK글로벌스포츠그룹 · 성장 스토리 에세이


들어가며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진짜 글로벌 기업이 된다." —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198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 청년이 손에 쥔 것이라곤 300달러뿐이었다. 언어도 낯설고, 연줄도 없고, 보장된 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다른 종류의 자본이 있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기꺼이 걷는 용기, 그리고 사람을 향한 진심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 그 청년은 6개 계열사, 직원 3만 5천 명의 글로벌 그룹 KMK의 회장이 되었다. 나이키·컨버스·헌터 등 세계 최정상 브랜드들이 인정한 파트너. 인도네시아에서 '신발왕'으로 불리는 사람. 바로 송창근 회장의 이야기다.


1. 300달러, 그리고 용기라는 자본

300달러는 돈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걸겠다는 선언이었다.

송창근 회장은 신발 부자재 영업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아무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던 베이비화 생산을 자청하며, 작고 어려운 일부터 성실하게 해냈다. 스스로를 "Crazy Korean"이라 부를 만큼 그의 선택은 늘 비주류였다.

그러나 바로 그 비주류의 길이 KMK의 초석이 되었다.

역사상 위대한 창업 스토리들은 대개 결핍에서 시작된다. 결핍이 창의성을 낳고, 절박함이 진정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자청한다는 것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다. 그것은 신뢰를 쌓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2. KMK의 성장 요인 — 위기마다 증명된 신뢰

기업의 진짜 가치는 호황이 아니라 위기에서 드러난다. KMK는 여러 번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겪었다. 그때마다 송창근 회장의 선택은 한결같았다. 도망가지 않는 것이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 인도네시아 폭동 한국 기업들이 철수를 서두르던 그 순간, 송 회장은 공장 문을 닫지 않았다. 직원들과 함께 버텼고, 그 선택이 훗날 돌아올 수 없는 신뢰의 자산이 되었다.

나이키 주문 중단의 위기 거래가 끊길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미국 본사를 직접 찾아갔다. 숫자와 논리가 아니라, 3만 명 직원들의 진심을 전했다. 결국 나이키는 거래를 재개했다. 사람의 이야기가 계약서보다 강했다.

이 두 사건은 KMK 성장의 핵심 비결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위기 앞에서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어떤 마케팅보다 강력한 브랜딩이었다.


3. 경영 철학 — 휴먼터치 매니지먼트

송창근 회장의 경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직원이 기뻐하는 일을 해주는 사람이 CEO다."

그는 이것을 말로만 하지 않았다. 25년 넘게 직원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캄풍 비짓(Kampung Visit)'을 이어왔다. 사내 병원, 이발소, 복지관, 대규모 구내식당을 갖추었고, 직원 가족에게도 무료 의료를 제공했다.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이 투자들이 3만 5천 명의 마음을 붙들었다. 직원들이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악수 한 번, 눈맞춤 한 번, 웃음 한 번. 그 작은 행동의 축적이 조직 문화를 바꾼다고 그는 믿는다. 그리고 35년의 역사가 그 믿음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4. 리더십의 특징 — 착한 CEO가 성공한다

송창근 회장의 리더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권위를 버린 자리에 진정성을 채웠다는 점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말한다. "회사에 충성하지 말고, 자신에게 충성하라." 직원의 성장과 행복이 결국 회사의 성장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다.

그가 강조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현장에 있을 것. 위기일수록 리더가 보여야 한다. 인도네시아 폭동 당시 공장을 지킨 것이 그 상징이다.

둘째, 진심으로 말할 것. 나이키 본사에 숫자 대신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간 것처럼, 진심은 어떤 논리보다 강하다.

셋째, 작은 것을 귀히 여길 것. 악수, 눈맞춤, 가정 방문. 거창한 복지제도보다 이 소소한 관심이 조직의 심장을 뛰게 한다.


5.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인사이트

송창근 회장의 이야기는 단지 한 사람의 성공 신화가 아니다. 오늘날 경영자들이 마주한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건넨다.

"효율과 사람,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가?"

KMK의 35년은 이 질문에 단호하게 답한다. 아니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경영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KMK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가가 아니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생산 안정성, 그리고 그 안정성을 만드는 직원들의 헌신이었다. 그 헌신은 급여가 아니라 신뢰에서 나왔다.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글로벌 기업이든,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리더가 시장을 얻는다.


나가며 — 300달러가 남긴 것

300달러로 시작한 청년은 이제 차세대 경영 승계를 준비하며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내 길을 따르지 말고, 너의 길을 가라."

이 한 마디가 그의 경영 철학의 완성이다.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강요하지 않는 것. 사람마다 고유한 길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 그것이 35년간 3만 5천 명의 다양한 삶을 품어온 리더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착한 CEO가 성공한다. 송창근 회장의 이야기는 그 명제가 이상이 아닌 현실임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