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글로벌 경제는 단순히 ‘변동성’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위기(Polycrisis)**의 시대에 진입했다. 팬데믹 이후 고착화된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분쟁의 일상화, 그리고 국가 이기주의에 기반한 자원 전쟁은 공급망의 실핏줄을 흔들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적으로 강화되는 강력한 규제 환경은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생존을 위협하는 거대한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든 짐을 홀로 지려는 경영자는 속도에 치이고, 전문가의 어깨를 빌리는 경영자는 파도를 넘어선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할수록 외부의 전문성(BCP, 재무 플랜)을 수혈하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가장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안전망을 치는 영리한 투자다.
1. 중소기업을 조여오는 3대 대외적 위협
공급망 규제와 자원의 무기화
과거의 글로벌 분업 체계는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그러나 현재는 ‘안보’와 ‘가치’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특히 EU를 필두로 한 **공급망 실사법(CSDDD)**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단순한 환경 보호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협력사 전체의 인권과 환경 관리 수준을 요구하며, 준비되지 않은 중소기업을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퇴출시키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
지정학적 분쟁 리스크의 상설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은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급등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물류 경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일수록 이러한 외부 충격에 노출되었을 때 대응 체계가 전무하다는 점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
국내 규제의 파고: 중대재해처벌법과 금융 제재
대외적 위기에 더해 국내의 법적 환경 또한 엄혹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전면 시행은 경영책임자의 형사 처벌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며, 이는 사고 발생 시 기업의 존속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고금리 기조 유지와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문턱의 상승은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2. 자본·인력·전문성의 부재,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중소기업은 대기업처럼 자체적인 위기관리 조직을 가동하거나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공급망을 다변화할 여력이 없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외부 전문가와의 전략적 결합'**에서 찾아야 한다.
운영리스크의 전가: 보험 프로그램의 전략적 활용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그 피해는 계량화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이나 각종 배상책임 리스크를 기업이 온전히 떠안는 것은 자살행위다. 기업의 특성에 맞춘 고도화된 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잔여 리스크를 외부로 전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재무적 타격을 방어하는 최후의 보루다.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의 수립
위기 상황에서도 핵심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BCP(Business Continuity Planning)**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화재, 공급망 단절, 사이버 테러 등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응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 전문 BCP 컨설턴트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 회사의 아킬레스건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최소한의 자원으로 업무 복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재무플랜의 고도화와 시의적절한 어드바이스
현금흐름(Cash Flow) 관리는 중소기업 생존의 핵심이다. 단순히 회계 처리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세무 및 금융 전문가를 통해 최적화된 재무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정부 지원 사업의 활용, 정책 자금의 적기 투입, 상속 및 증여를 포함한 장기적 경영권 보호 전략은 단발성 조언이 아닌 지속적인 매니지먼트 영역에서 다뤄져야 한다.
3. 결론: 전문가와의 동행이 생존을 결정한다
중소기업 경영자가 모든 리스크를 직접 파악하고 대응하는 시대는 끝났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화되고 규제의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각자도생'은 곧 '동반몰락'을 의미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기업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복합위기 속에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다. 법률, 재무, 보험, BCP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시의적절한 어드바이스를 수용할 수 있는 개방적 경영 마인드가 중소기업을 위기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격변의 시대, 위기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재앙이지만, 리스크를 관리하는 자에게는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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