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수요일

로젠딘 일렉트릭 사례가 주는 핵심 인사이트

 

실제로 작업을 멈췄을 때 어떠한 불이익도 없음을 보장하는

미국의 안전 전문 매체 EHS Today는 매년 **‘America’s Safest Companies’**를 선정하여 발표한다. 이 시상식은 단순히 낮은 재해율을 기록한 기업을 넘어, 경영진의 리더십, 혁신적인 안전 솔루션, 그리고 전 직원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기업에게 수여된다.

그중에서도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로젠딘 일렉트릭(Rosendin Electric)**은 전기 공사업계에서 독보적인 안전 문화를 구축한 사례로 손꼽힌다. 본 글에서는 로젠딘의 기업 프로필과 그들의 안전 철학, 그리고 국내 기업에 주는 시사점을 분석한다.


1. 로젠딘 일렉트릭(Rosendin Electric)은

로젠딘 일렉트릭은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민간 전기 계약업체 중 하나로, 인프라, 데이터 센터, 재생 에너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기 설계 및 시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 설립 및 역사: 1919년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 소유 구조: 1992년부터 **직원 소유제(Employee-owned)**를 채택했다. 이는 모든 직원이 회사의 주주로서 책임감과 주인 의식을 갖게 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 주요 성과: 2021년 국가 전기 계약자 협회(NECA)로부터 '제로 달성 인정상(Zero Injury Award)'을 수상하는 등 북미 건설업계에서 안전의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2. 로젠딘의 핵심 안전 전략과 철학

로젠딘의 안전은 서류상의 규정이 아닌, 현장 중심의 **'심리적 안전'**과 **'실질적 권한'**에 기반한다.

CEO의 취약성 공유 (Vulnerability in Leadership)

로젠딘의 안전 교육은 신입 사원 온보딩 과정부터 차별화된다. CEO는 자신의 개인적인 사고 경험을 전 직원에게 공유한다. 이는 안전이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가족과 개인의 삶을 지키는 가치'**임을 상기시키는 강력한 메시지로 작용하며, 경영진이 안전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지를 보여준다.

STOP Work Card: 작업 중지권의 실질화

모든 현장 직원에게는 **'STOP Work Card'**가 지급된다. 위험 요소가 발견될 경우 직급에 상관없이 즉시 작업을 중단할 수 있는 법적·심리적 권한을 보장한다. 이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강력한 장치로 활용된다.

CEP(Craft Empowerment Program): 현장 권한 강화 프로그램

로젠딘 안전 문화의 정수는 CEP에 있다. 현장 작업자와 프로젝트 매니저가 2주마다 정기적으로 만나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요소를 논의한다.

  1. 잘하고 있는 점(Good Catch): 현재 현장에서 안전하게 이루어지는 긍정적인 관행은 무엇인가?

  2. 개선점(Improvement): 시스템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인가?

  3. 장애물(Barriers): 작업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초래하는 현장의 실질적인 어려움은 무엇인가?

이 소통 구조는 현장의 위험 요인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관리자가 현장의 고충을 즉각 해결하게 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구축한다.

3. 로젠딘의 안전 철학: "끝없는 여정"

"안전은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걸어가야 할 여정(Journey)이다."

로젠딘은 안전을 고정된 목표값으로 보지 않는다. 전기 작업이라는 고위험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강점을 유지한다.

  • 기술적 전문성: 전기 위험(Arc Flash 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기술적 대응 체계 구축.

  • 체계적 교육: 고품질의 안전 프로그램과 반복적인 현장 실무 훈련.

  • 윤리적 약속: 직원 개개인의 안전이 곧 가족과 고객, 대중의 안녕과 직결된다는 강력한 책임감.

4. 한국 기업을 위한 인사이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경영에 대한 압박이 커진 한국 기업들에게 로젠딘의 사례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첫째, 경영진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 안전은 규제 대응을 위한 비용이 아니라, 기업의 손실을 예방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경영진이 먼저 안전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줄 때 직원의 참여가 시작된다.

둘째, 작업 중지권의 실질적 보장이다. 서류상의 권한이 아니라, 실제로 작업을 멈췄을 때 불이익이 없음을 명확히 하고 이를 독려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셋째, 수평적 소통 채널의 구축이다. 로젠딘의 CEP처럼 현장 근로자의 의견이 관리자에게 직접 전달되고,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안전 경영은 기업의 희생이 아니다. 사업주, 근로자, 안전관리자가 동일한 목표를 향해 움직일 때 비로소 견고한 안전 문화가 완성된다. 로젠딘 일렉트릭의 사례처럼 직원이 주인 의식을 갖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안전 경영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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