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기업의 안전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설비의 노후화나 작업자의 부주의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러나 대형 사고를 되돌아보면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 조직이 함께 일할 때 생기는 '탈조직화(Disorganization)'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산업은 하나의 회사만으로 운영되지 않습니다. 원청과 협력업체, 하청업체, 전문공사업체가 하나의 현장에서 함께 일합니다. 이러한 협업은 효율성을 높여주지만, 반대로 역할과 책임이 불분명해지는 순간 안전은 급격히 약해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위험을 발견했지만 누구에게 보고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이미 조치가 끝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안전기준과 절차는 현장의 혼란을 키우고, 중요한 정보는 전달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지연됩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NASA 컬럼비아 우주왕복선 사고와 Deepwater Horizon 해양 시추선 폭발사고 역시 기술적 문제만이 아니라 조직 간 소통과 책임체계의 실패가 사고를 키운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은 결코 대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협력업체가 동시에 작업하는 국내 제조업과 건설현장에서 더욱 현실적인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
탈조직화를 줄이는 방법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습니다.
첫째, 원청과 협력업체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문서화해야 합니다.
둘째, 모든 참여자가 동일한 안전기준을 이해하도록 정보 공유 체계와 의사소통 창구를 일원화해야 합니다.
셋째, 안전규정은 가능한 한 단순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쉽게 실천할 수 없는 규정은 결국 지켜지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영진의 안전 리더십입니다. 조직이 여러 개일수록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는 리더십은 더욱 큰 힘을 발휘합니다.
안전사고는 현장에서 발생하지만, 그 원인은 조직 안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사의 조직은 과연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고 있는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경계 속에서 각자 일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한 주도 안전하고 따뜻한 봄날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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