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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4일 토요일

연구실에서 시장으로 — 차미선 대표가 걷는 재생의료의 길

"좋은 기술이 왜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가." 이 물음 하나가 한 연구자를 창업가로 바꾸었다. 메디팹 차미선 대표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그것은 과학과 시장 사이의 거리를 스스로 좁혀온 퍼스트무버의 사유다.


1. 연구자의 눈으로 시장을 본다는 것

부산대와 서울대에서 연구자로 살아온 차미선 대표에게 창업은 어쩌면 낯선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실험실 안에서 해답을 찾는 대신, 기술이 세상과 만나는 접점을 직접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그 출발점은 단순한 사업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왜 이렇게 좋은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가"라는 깊은 문제의식이었다.

그가 주목한 것은 키토산과 탈세포기질(dECM)이라는 두 가지 소재였다. 수용성 키토산 플랫폼 키토젠(Chitogen™), 탈세포기질 기반 리젠트릭스(Regentrix™), 두 기술을 결합한 키토제닉스(Chitogenix™)—이 세 가지 핵심 기술 위에 그는 단일 제품이 아니라 '재생 플랫폼'이라는 개념 자체를 설계했다.

"실행이 전략을 이긴다. 시장이 곧 실험실이다." — 차미선, 메디팹 대표

이 원칙은 추상적 구호가 아니었다. 스킨케어 브랜드 레스노베(Lesnove)로 시장에 먼저 진입하고, 두피 재생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하며 탈모 시장으로 확장하고, 이제 서울대병원과 함께 골관절염 치료제 국가 과제를 진행하는 —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일관된 플랫폼 전략의 실행이었다.

성장 4단계

  • 1단계: 부산대·서울대 연구 기반, 기술의 산업화 문제의식으로 메디팹 설립
  • 2단계: 키토젠·리젠트릭스·키토제닉스 플랫폼 완성, LTG 기술로 시술 편의성 확대
  • 3단계: 스킨케어→탈모→관절재생까지 플랫폼 확장, 2024년 매출 100억 달성
  • 4단계: 누적 290억 투자 유치(시리즈B 238억 포함), 2027~2028 코스닥 상장 목표

핵심 수치

  • 누적 투자 유치 290억 (시리즈B 238억 포함)
  • 2026년 매출 목표 300억 (2024년 100억 대비 3배 성장)
  • 코스닥 상장 목표 2027~2028년 (임상·인허가 기반 검증 우선)

2. 차미선 대표 리더십의 세 가지 얼굴

차미선 대표의 리더십은 '연구자 출신 CEO'라는 단순한 수식어로 요약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특별함은 연구자의 엄밀함과 창업가의 실행력이 공존한다는 점에 있다.

① 기술-제품-매출-재투자 구조를 직접 설계한다

외부 전략가에게 맡기지 않는다. 핵심 기술에서 시장 진입 전략, 매출 구조, 재투자 사이클까지 — 연구자 출신답게 전체 시스템을 스스로 이해하고 설계한다. 이것이 메디팹이 단일 제품 기업이 아닌 '재생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다.

②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리더

연구개발 중심에서 시장 중심 조직으로의 체질 개선 — 이것은 선언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차 대표는 "시장이 곧 실험실"이라는 원칙을 내부 문화로 정착시키며, 속도보다 검증을 우선하는 균형 감각을 유지한다. 상장도 빠른 출구보다 임상·인허가 기반 신뢰 확보를 먼저 선택한 것이 그 증거다.

③ 노화의 패러다임 자체를 재정의한다

경쟁사가 '외형 개선'을 말할 때, 차 대표는 '인체의 재생 능력 활성화'를 말한다. 미용에서 재생으로, 재생에서 치료제로 — 이 방향성 자체가 이미 시장을 창출하는 리더십이다. "100년 가는 글로벌 재생의료·항노화 기업"이라는 비전은 허황된 구호가 아니라 플랫폼 전략의 논리적 귀결이다.


3.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세 가지 메시지

차미선 대표의 여정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재생의료'라는 업종에 한정되지 않는다. 업종을 초월해 적용 가능한 경영 사유가 그 안에 있다.

A. 문제의식이 곧 비즈니스 모델이다

"좋은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순수한 문제의식이 창업의 씨앗이 되었다. 많은 경영자가 시장 기회를 찾으려 하지만, 차 대표는 시장의 구조적 결함을 먼저 보았다. 불편함과 모순이 보이는 곳에 진짜 기회가 있다.

B. 플랫폼을 팔아라, 제품을 팔지 마라

메디팹의 경쟁력은 특정 제품이 아니라 키토젠·리젠트릭스라는 재생 플랫폼에서 나온다. 스킨케어, 탈모, 관절 재생 — 세 개의 다른 시장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제품을 팔면 시장이 하나지만, 플랫폼을 구축하면 시장이 확장된다.

C. 속도보다 검증, 검증 위에 속도

상장을 서두르지 않고 임상과 인허가로 신뢰 기반을 먼저 쌓는 판단 — 이것이 단기 지표에 쫓기는 경영과 100년 기업을 지향하는 경영의 차이다. 그러나 검증이 완료된 영역에서는 빠르게 확장한다. 균형 감각이 리더십의 핵심이다.


마치며

차미선 대표는 재생의료라는 새로운 언어를 시장에 가르치고 있다. 연구실에서 출발한 문제의식이 290억의 투자로, 세 개의 시장 진입으로, 그리고 글로벌 항노화 기업이라는 비전으로 구체화되는 과정 — 그것은 단순한 창업 성공담이 아니라, 지식과 실행 사이의 거리를 스스로 좁혀온 한 사람의 깊은 사유다.

퍼스트무버는 가장 빠른 사람이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먼저 상상하는 사람이다.


2026년 3월 6일 금요일

34년을 버텨온 한 문장, "품질은 타협하지 않는다"

황성옥 JS C&I 대표의 성장 스토리를 사유하며


01. 집을 짓는다는 것의 의미

1992년, 황성옥 대표는 '진성실링'이라는 이름의 작은 회사로 시작했다. 당시 건설 업계는 빠른 납기와 저가 경쟁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다른 질문을 품고 있었다.

"우리가 짓는 집에 누군가의 삶이 들어온다. 그 삶을 우리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수장공사의 마감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었고, 자재를 선택하는 기준이었으며, 30년 넘게 그가 타협하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집 짓는 일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다루는 일입니다. 그 무게를 항상 잊지 않으려 합니다." — 황성옥 JS C&I 대표


02. JS C&I를 성장시킨 세 가지 힘

① 시스템화된 완성도

개인의 감각이 아닌 체계적 기준으로 품질을 관리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JS C&I는 업계 최초로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미세한 결함까지 사전에 식별했다. 또한 '주부의 시선 점검법'이라는 독자적 방식으로 전문가가 놓치는 생활 불편 요소를 실거주자 관점에서 체크했다. 콘센트 위치, 문 개폐 동선, 벽지 이음새 같은 디테일이 그 대상이었다. 그 결과, 1900세대 현장에서 하자 접수 1건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② 수직 통합의 전략

"좋은 시공의 절반은 자재에서 결정된다." 황 대표는 이 판단을 구조로 옮겼다. 2012년부터 자재 유통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자회사 한솔데코를 설립해 프리미엄 벽지·바닥재·인조대리석 등 고급 마감재 공급망을 완전히 내재화했다. 항바이러스 벽지(사멸률 99.999%), 미세먼지 85% 차단 방충망, 반려동물 안전 고려 '펫마루'까지 — 기능성 자재 개발로 단순 시공사를 넘어 토털 인테리어 파트너로 인식이 확대됐다.

③ 사람 중심의 조직

"설비와 기술은 바뀌어도, 사람의 철학이 기업을 결정한다." 황 대표는 매월 전 직원이 참여하는 아이디어 제안·토론 문화를 운영해 왔다. 이 제안들은 실제 공정 개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다. 수평적 소통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이 조직 문화는 JS C&I가 30년 넘게 주요 건설사로부터 꾸준히 선택받는 이유 중 하나다.


03. 속도의 시대에 완성도를 고집한 역사

1992년 — 진성실링 창업. 수장공사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저가 경쟁 대신 책임 기준을 선택했다.

2012년 — 자재 유통 직접 관리 시작. 품질의 시작점을 통제하기 위한 수직 통합의 첫 걸음.

2014년 — 자회사 한솔데코 설립. 프리미엄 마감재 공급망을 완전히 내재화하다.

현재 — AI 기반 하자 분석, 안전관리 문서 자동화, 기능성 자재 개발까지. 시공사에서 토털 인테리어 파트너로 진화 중.


04. 리더십의 특징: 원칙 위의 유연함

황성옥 대표의 리더십은 흔히 '원칙주의'로 읽히지만, 더 정확하게는 원칙 위에서만 유연한 리더십이다. 품질 기준과 약속이라는 불변의 축을 중심으로, 기술·조직·시장 변화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해 왔다.

업계 최초 AI 품질 검사 도입도, 주부의 시선으로 현장을 점검하는 방식도, 수평적 아이디어 제안 문화도 — 모두 원칙이라는 토대 위에서 혁신을 실험한 결과다.

"기술 과시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표준화.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입니다." — 황성옥 JS C&I 대표

많은 경영자들이 혁신을 말할 때 기존의 것을 부수는 데 집중한다. 황 대표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지킬 것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혁신할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혁신은 반드시 현장에서 작동해야 했다.


05. 다른 경영자에게 건네는 세 가지 인사이트

첫째, 기준을 타협하는 순간을 조심하라

단기 성과를 얻고 장기 신뢰를 잃는 거래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 JS C&I가 30년 넘게 선택받는 이유는 탁월함이 아니라 일관성이다. 기준은 어렵기 때문에 가치 있다. 쉬운 기준은 차별화가 아니다.

둘째, 좋은 결과의 원인을 끝까지 거슬러 올라가라

좋은 결과의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반드시 아직 통제하지 못한 무언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그것이 자재라는 것을 일찍 발견했고, 그것을 내재화하는 것이 다음 단계임을 알았다. 수직 통합은 전략이 아니라 철학의 논리적 귀결이었다.

셋째, 빠른 성장과 기억되는 기업을 구분하라

빠른 성장은 기사에 남고, 신뢰와 기준으로 쌓은 기업은 사람의 기억에 남는다. 100년 기업은 후자만이 만들 수 있다. 황 대표가 지키고 싶다고 말한 세 가지 — 사람에 대한 존중, 약속을 지키는 책임감, 현장에서 작동하는 혁신 — 는 모두 기억되는 기업의 언어다.


마치며

34년 전, 황성옥 대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수장공사의 마감 한 줄에서 시작했다. 그 한 줄이 시스템이 되고, 자회사가 되고, AI가 되고,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이 됐다.

경영의 본질은 결국 무엇을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데서 출발한다. 황성옥 대표는 그 결심을 34년 동안 매일 반복했다.

"품질은 타협하지 않는다. 사람의 삶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100년 기업을 만든다."


#품질경영 #사람중심리더십 #수직통합전략 #AI스마트건설 #100년기업 #JSC&I #황성옥


2026년 2월 6일 금요일

그릇 너머를 보는 사람 — 김영목 대표의 성장 이야기

들어가며: 왜 그는 쌀을 팔기 시작했는가

83년 된 도자기 회사가 어느 날 쌀을 출시했다.

외부에서 보면 뜬금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의 말을 듣고 나면, 오히려 이 질문이 떠오른다. "왜 이걸 진작 하지 않았을까?"

"명품 그릇에는 명품 밥이 담겨야 한다."

이 한 문장이 '리한미'의 시작이자, 김영목이라는 경영자를 이해하는 열쇠다.


1. 한국도자기리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① 본질에 대한 집요한 질문

한국도자기리빙은 80년 넘게 그릇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어느 시점부터 불편한 질문 하나를 붙들었다.

"우리는 그릇을 완성했는데, 그 안에 무엇이 담기는지는 왜 신경 쓰지 않았을까?"

리한미는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다. 10년간 산지를 탐색하고, 보성 간척지의 미네랄 풍부한 토양을 찾아내고, 3대째 농업을 이어온 보성특수농산과 손을 잡은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단일 품종이 아닌 5종 블렌딩이라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와인과 커피가 그러하듯, 조합으로 풍미를 '설계'한다는 발상이다.

이처럼 한국도자기리빙의 성장 동력은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에 있다.

② 위기를 현장으로 돌파한 경험

금융위기 당시, 대형 유통사와의 계약이 끊겼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긴축과 관망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직접 마트 앞에 나가 판매를 시작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생존 이야기가 아니다. 고객과 직접 맞닥뜨린 그 현장이, 이후 온라인 전환 성공의 감각적 토대가 되었다. 위기는 그에게 약점이 아니라 시장을 읽는 훈련의 장이었다.

③ 브랜드를 '관계'로 확장하는 전략

그릇은 한 번 사면 오래 쓴다. 교체 주기가 길다. 하지만 쌀은 매달, 매주 산다. 리한미의 출시는 단순한 식재료 진출이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의 반복적 접점을 만드는 구조적 선택이다. 신뢰를 일회성 구매가 아닌 지속적 관계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2. 김영목 대표 리더십의 세 가지 얼굴

첫째, 예술가이자 전략가

순수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경영학 석사를 밟고, 청주 공장에서 7년간 장인들과 함께 일했다. 이 조합은 흔하지 않다.

감각은 있지만 시스템이 없는 사람은 예술가로 머문다. 시스템은 있지만 감각이 없는 사람은 관리자에 그친다. 김 대표는 예술을 시스템으로, 감각을 상품으로 전환하는 법을 몸으로 익혔다. 리한미의 향(香)·청(淸)·담(淡)이라는 라인업 구성도 이 감각과 전략의 결합에서 나온다.

둘째, '매력경영'이라는 철학

그는 직원들을 '리하니언'이라 부른다. 명칭 하나에 정체성과 자부심을 담은 것이다. 직원들과 직접 요리하고, 생일을 챙기고, 사내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좋은 제품은 결국 좋은 사람이 만든다."

이것은 복지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제품의 결을 결정한다는 경영의 인과관계를 그는 믿는다.

셋째, INTEGRITY — 보이지 않는 곳의 원칙

그의 핵심 가치는 **정직함(INTEGRITY)**이다. 기술, 구조, 품질 어느 곳에서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원칙을 지킨다"는 말이 오래 남는다.

리한미가 소용량·진공 포장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장 맛있는 한 끼를 위한 설계.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 브랜드의 신뢰를 쌓는다.


3.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인사이트

"태풍이 불 때 진짜와 가짜가 구분된다"

리빙 시장이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런데 김 대표는 이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읽는다. 경기가 좋을 때는 좋은 회사와 그저 그런 회사가 비슷하게 성장한다. 하지만 태풍이 불면,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가 드러난다.

이 통찰이 경영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간단하다.

"지금 우리 회사는 바람이 없어도 서 있을 수 있는가?"

Why? / Why not? / What do I want?

김 대표의 사고 프레임이다. 현상을 받아들이기 전에 먼저 묻는 것, 관행에 "왜 안 되는가?"를 묻는 것, 그리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것. 이 세 가지 질문이 그릇 회사를 식문화 기업으로 바꾸었다.

카테고리의 경계를 허무는 용기

"우리는 그릇 회사다"라는 정의를 고집했다면 리한미는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그릇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식탁 전체를 설계하는 회사로 재정의했다. 이 재정의가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업의 본질을 제품이 아닌 고객의 경험으로 정의하는 순간, 경쟁의 지형이 달라진다.


마치며: 그릇은 결국 철학을 담는다

83년의 역사를 가진 회사가 쌀을 출시했을 때, 세상은 '왜?'라고 물었다.

김영목 대표의 대답은 단순했다. "그릇에 담기는 것까지 우리가 책임지고 싶어서."

그것이 예술가의 감각이든, 장인의 고집이든, 경영자의 전략이든 —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더 나은 한 끼를 위한 집요한 설계.

어쩌면 경영이란, 좋은 그릇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보이는 곳도 보이지 않는 곳도, 타협 없이 빚어내는 것.


"실패를 감수하지 않으면 혁신도 없다" —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


2026년 1월 10일 토요일

보청기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 심상돈 대표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

40년의 집념이 만든 신뢰 — 그가 말하는 감사·나눔·행동의 경영


국내 보청기 산업에 '전설'이라 불리는 인물이 있다. 동산히어링 심상돈 대표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청기라는 단 하나의 분야에 몸을 담아온 1세대 전문가. 스타키코리아를 30년간 이끌며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 없이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그의 이야기는, 숫자와 성과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한 헌신'에서 비롯된다.


■ 경영 철학 — 감사, 나눔, 행동

심상돈 대표는 스스로를 '바보똑똑이'라고 부른다. 겸손하게 배우고, 배려로 이끌며, 결과에 책임진다는 뜻이다. 그가 경영의 근간으로 삼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단순하다. 감사하고, 나누고, 행동하라.

그는 보청기를 단순한 제품으로 보지 않는다.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주는 사명"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에게 이 일은 처음부터 사업이기 전에 소명이었다. 그 인식의 차이가 30년 무결성 성장의 뿌리다.

그가 'O.K 경영'으로 불리는 방식을 고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객의 요구에 "No"라고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고객의 삶의 질을 회복시킨다는 사명감에서 나오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 "보청기는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드리는 일입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 리더십의 핵심 — 사람을 먼저 보는 눈

심상돈 대표의 리더십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판매 1위보다 고객 행복, 직원 행복이 우선이다." 이른바 '행복 경영'이다. 글로벌 본사에서 여러 국제 리더십 상을 수상한 이유도, 그가 수치를 뛰어넘는 가치를 조직 안에 구현했기 때문이다.

그는 퇴임 후 동산히어링의 대표로 다시 현장에 섰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맞춤형 청각 케어, 정직한 상담, 40년의 전문성. 그가 내세우는 차별화는 화려한 마케팅이 아니라 오래된 신뢰다.

사회공헌의 영역에서도 그의 리더십은 빛났다.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 무상 지원, 인공와우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 보청기 지원 제도 마련 등 법과 제도의 변화를 이끄는 데 앞장섰다. 유튜브 채널 '귀사남'을 통해 난청 정보를 일반인에게 쉽게 풀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더십은 조직 안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님을 그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 "보청기는 안경과 같습니다. 불편함을 보완하는 도구일 뿐,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 다른 경영자에게 던지는 메시지 — 인터뷰 속 명언 3가지

심상돈 대표의 인터뷰에는 젊은 경영자들이 곱씹을 만한 통찰이 곳곳에 담겨 있다.

▶ 명언 1. "행운의 여신은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실행의 철학이다. 고민만 하고 멈춰 선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계획보다 작은 한 걸음이 방향을 만든다.

▶ 명언 2.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성장할 수 있다." 태도의 문제다. 감사는 겸손의 다른 이름이고, 겸손한 리더만이 사람을 모을 수 있다.

▶ 명언 3. "판매 1위보다 고객의 행복과 직원의 행복이 먼저다." 경영의 우선순위다. 수익은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다. 사람이 먼저일 때, 숫자는 자연히 따라온다.

40년의 세월이 증명하는 것은 하나다. 집념은 방향이 맞을 때 빛난다. 심상돈 대표의 방향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 "감사하고, 나누고, 행동하라. 이 세 가지가 제 경영의 전부입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심상돈 대표의 이야기는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경영자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일은 사명인가, 수단인가.

보청기 하나로 40년을 버텨온 그의 집념은, 결국 그 질문에 대한 오랜 답이었다.


2026년 1월 3일 토요일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자가 시장을 이긴다 —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성장 공식

품질에 타협하지 않는 자가 시장을 이긴다 —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성장 공식


2025년 12월 30일, 월간 CEO&는 「품질 프리미엄은 타협하지 않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라는 제목으로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식품 업계에서 15년 넘게 '비타협적 품질'이라는 단 하나의 원칙을 붙들고 성장한 기업의 이야기는, 숫자보다 철학이 먼저인 경영의 실체를 보여준다.


시장이 아니라 기준을 먼저 세웠다

파르팜의 성장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성장 정체기에 무엇을 지켰는가.

김현창 대표는 보존제, 향신료, 발색제 등 식품 업계에서 관행처럼 사용하는 첨가물을 창업 초기부터 완전히 배제했다. 매출이 정체되던 시기에도 품질 스펙을 낮추자는 유혹에 응하지 않았다. 그 결과는 코로나19 이후 명확하게 드러났다. 위생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 기준이 급격히 높아지던 그 시점에, 파르팜은 이미 그 기준을 충족한 상태였다. 시장이 따라온 것이 아니라, 시장이 파르팜을 발견한 것이다.

이것이 파르팜 성장의 출발점이다. 시장 트렌드를 쫓아 기준을 조정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준이 결국 시장의 기준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15년을 버텼다. 단기 실적보다 장기 신뢰를 선택한 결과가 지금의 파르팜을 만들었다.


급식 시장이라는 가장 혹독한 검증대

흥미로운 점은 파르팜이 가격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급식 시장을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급식 시장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원가 절감과 가격 인하로 경쟁할 때, 파르팜은 반대 방향을 택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정면 돌파했고, 그 과정에서 영양교사라는 전문가 집단의 까다로운 검증을 통과했다. 이 과정이 단순한 시장 점유율 확보를 넘어 브랜드 신뢰의 기반을 형성했다.

급식 시장에서 쌓은 전문가 집단의 신뢰는 이후 B2C 시장 확장의 발판이 됐다. 가장 엄격한 검증자를 먼저 설득한 브랜드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다르게 인식된다. 파르팜은 이 구조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움직이는 조직

김현창 대표가 강조하는 두 번째 축은 조직 설계다. 창업 초기부터 대기업 수준의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창업자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조직 전체를 이끄는 구조에 의존하기 쉽다. 파르팜은 의도적으로 그 의존도를 낮췄다.

제품 기획에서 생산, 영업, 물류, 재무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시스템화했고, 부서장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일찍부터 만들었다. 식품 기업의 고질적 난제인 재고 관리 역시 프로세스로 해결했다. 이는 CEO 한 명의 역량이 아니라 조직 자체의 역량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확장성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탁월함이 아니라 시스템의 탁월함이 필요하다. 파르팜은 이를 조직 설계 단계에서부터 내재화했다.


'권한은 주되 책임은 지우지 않는다'는 리더십

조직 문화에 관한 김현창 대표의 철학은 독특하다. "권한은 주되 책임은 지우지 않는다"는 원칙이 그 핵심이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개인에게 책임을 귀속시키지 않는 문화는 심리적 안전감을 만든다. 이 안전감이 혁신과 도전을 촉진하는 토양이 된다. 구성원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조직은 더 빠르게 실험하고 더 빠르게 학습한다.

파르팜이 업계 최저 수준의 이직률을 유지한다는 사실은 이 문화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좋은 인재를 유지하는 것이 채용보다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이직률은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외부 교육을 의무화하며 인재 성장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람을 자원이 아니라 장기 투자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다.


'상상하라'는 경영 철학의 실체

김현창 대표가 강조하는 '상상하라'는 가치는 단순한 창의성 장려가 아니다. 5년, 10년 뒤를 기준으로 현재의 판단을 내리는 책임 있는 사고방식이다.

단기 매출 압박 앞에서 장기적 기준을 유지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상상은 그 어려운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의 방향타 역할을 한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도 이 철학은 그대로 작동한다. 일본과 호주에서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하면서도 무리한 확장보다 현지화와 품질 유지의 균형을 우선한다. 건강기능식품, HMR, 어린이 식품 등 신뢰가 특히 중요한 식품군 중심으로 확장 방향을 설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파르팜의 사례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기준을 지키는 것의 경제적 가치에 관한 보편적 명제를 담고 있다.

많은 기업이 성장 정체기에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원가를 줄이고, 품질 스펙을 조정하고, 단기 매출을 확보하는 선택이다. 단기적으로는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준을 낮춘 기업은 시장이 그 기준에 적응하는 순간, 더 이상 차별점을 갖지 못한다.

반대로 기준을 지킨 기업은 시장이 그 기준을 필요로 하는 순간, 이미 준비된 상태가 된다. 파르팜이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급증한 것은 운이 아니다. 기준을 지킨 기간이 쌓여 만들어진 구조적 결과다.

조직 설계와 인재 문화에 관한 메시지도 명확하다. 사람이 아니라 프로세스가 움직이는 조직을 만드는 것, 실패에 대한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것, 장기적 관점으로 인재에 투자하는 것. 이 세 가지는 기업의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 가능한 원칙이다.

결국 파르팜 김현창 대표의 성장 공식은 단순하지만 실행하기 어렵다. 타협하지 않는 기준 × 프로세스 기반 조직 × 심리적 안전감 × 장기적 상상력. 이 조합이 신뢰 기반 경쟁력을 만들고, 신뢰 기반 경쟁력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든다. 어떤 시장에서도, 어떤 규모의 기업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이다.


2026년 1월 2일 금요일

300달러로 시작해 3만 5천 명을 품다 — 송창근 회장의 35년

300달러의 사람 — 송창근 회장과 휴먼터치 경영의 35년

KMK글로벌스포츠그룹 · 성장 스토리 에세이


들어가며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진짜 글로벌 기업이 된다." — 송창근,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

198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한 청년이 손에 쥔 것이라곤 300달러뿐이었다. 언어도 낯설고, 연줄도 없고, 보장된 것도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다른 종류의 자본이 있었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기꺼이 걷는 용기, 그리고 사람을 향한 진심이었다.

35년이 지난 지금, 그 청년은 6개 계열사, 직원 3만 5천 명의 글로벌 그룹 KMK의 회장이 되었다. 나이키·컨버스·헌터 등 세계 최정상 브랜드들이 인정한 파트너. 인도네시아에서 '신발왕'으로 불리는 사람. 바로 송창근 회장의 이야기다.


1. 300달러, 그리고 용기라는 자본

300달러는 돈이 아니었다. 그것은 모든 것을 걸겠다는 선언이었다.

송창근 회장은 신발 부자재 영업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아무도 선뜻 맡으려 하지 않던 베이비화 생산을 자청하며, 작고 어려운 일부터 성실하게 해냈다. 스스로를 "Crazy Korean"이라 부를 만큼 그의 선택은 늘 비주류였다.

그러나 바로 그 비주류의 길이 KMK의 초석이 되었다.

역사상 위대한 창업 스토리들은 대개 결핍에서 시작된다. 결핍이 창의성을 낳고, 절박함이 진정성을 만들기 때문이다.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자청한다는 것은 단순한 겸손이 아니다. 그것은 신뢰를 쌓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2. KMK의 성장 요인 — 위기마다 증명된 신뢰

기업의 진짜 가치는 호황이 아니라 위기에서 드러난다. KMK는 여러 번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겪었다. 그때마다 송창근 회장의 선택은 한결같았다. 도망가지 않는 것이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 인도네시아 폭동 한국 기업들이 철수를 서두르던 그 순간, 송 회장은 공장 문을 닫지 않았다. 직원들과 함께 버텼고, 그 선택이 훗날 돌아올 수 없는 신뢰의 자산이 되었다.

나이키 주문 중단의 위기 거래가 끊길 위기에 처했을 때, 그는 미국 본사를 직접 찾아갔다. 숫자와 논리가 아니라, 3만 명 직원들의 진심을 전했다. 결국 나이키는 거래를 재개했다. 사람의 이야기가 계약서보다 강했다.

이 두 사건은 KMK 성장의 핵심 비결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위기 앞에서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어떤 마케팅보다 강력한 브랜딩이었다.


3. 경영 철학 — 휴먼터치 매니지먼트

송창근 회장의 경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직원이 기뻐하는 일을 해주는 사람이 CEO다."

그는 이것을 말로만 하지 않았다. 25년 넘게 직원 가정을 직접 방문하는 '캄풍 비짓(Kampung Visit)'을 이어왔다. 사내 병원, 이발소, 복지관, 대규모 구내식당을 갖추었고, 직원 가족에게도 무료 의료를 제공했다.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이 투자들이 3만 5천 명의 마음을 붙들었다. 직원들이 그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다.

악수 한 번, 눈맞춤 한 번, 웃음 한 번. 그 작은 행동의 축적이 조직 문화를 바꾼다고 그는 믿는다. 그리고 35년의 역사가 그 믿음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4. 리더십의 특징 — 착한 CEO가 성공한다

송창근 회장의 리더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권위를 버린 자리에 진정성을 채웠다는 점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말한다. "회사에 충성하지 말고, 자신에게 충성하라." 직원의 성장과 행복이 결국 회사의 성장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말이다.

그가 강조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현장에 있을 것. 위기일수록 리더가 보여야 한다. 인도네시아 폭동 당시 공장을 지킨 것이 그 상징이다.

둘째, 진심으로 말할 것. 나이키 본사에 숫자 대신 사람의 이야기를 가져간 것처럼, 진심은 어떤 논리보다 강하다.

셋째, 작은 것을 귀히 여길 것. 악수, 눈맞춤, 가정 방문. 거창한 복지제도보다 이 소소한 관심이 조직의 심장을 뛰게 한다.


5.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인사이트

송창근 회장의 이야기는 단지 한 사람의 성공 신화가 아니다. 오늘날 경영자들이 마주한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답을 건넨다.

"효율과 사람,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가?"

KMK의 35년은 이 질문에 단호하게 답한다. 아니다.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경영이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KMK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가가 아니었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생산 안정성, 그리고 그 안정성을 만드는 직원들의 헌신이었다. 그 헌신은 급여가 아니라 신뢰에서 나왔다.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국내 기업이든 글로벌 기업이든,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리더가 시장을 얻는다.


나가며 — 300달러가 남긴 것

300달러로 시작한 청년은 이제 차세대 경영 승계를 준비하며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내 길을 따르지 말고, 너의 길을 가라."

이 한 마디가 그의 경영 철학의 완성이다. 자신의 성공 방정식을 강요하지 않는 것. 사람마다 고유한 길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 그것이 35년간 3만 5천 명의 다양한 삶을 품어온 리더의 마지막 가르침이다.

착한 CEO가 성공한다. 송창근 회장의 이야기는 그 명제가 이상이 아닌 현실임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다.



2025년 12월 6일 토요일

3,000편의 논문이 당신의 영양제를 결정한다 — 알고케어의 기술 전략

AI 에이전트로 영양제 시장을 재정의하다 — 알고케어와 정지원 대표의 성장 공식


알고케어는 어떤 사업을 하나?

알고케어는 2019년 설립된 AI 기반 맞춤형 영양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핵심 서비스는 'NaaS(Nutrition as a Service)'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영양제를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영양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이다.

기술의 중심에는 AI 웰니스 에이전트 '마이알고(MyAlgo)'가 있다. 마이알고는 사용자가 질문하기를 기다리는 수동적 챗봇이 아니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행동까지 유도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구조를 채택했다. 3,000편 이상의 논문과 5만 건의 의약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GraphRAG 분석 기술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업은 B2B와 B2C로 구분된다. B2B 서비스는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0여 개 기업이 도입했으며, 2025년 11월 말에는 가정용 B2C 서비스 '알고케어 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소비자 시장 공략에 나섰다. CES에서 5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것도 주목할 성과다.


창업과 성장 스토리

정지원 대표가 영양제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 시장의 비효율성 때문이었다. 수십 년간 반복되어 온 소비 패턴 — 지인 추천에 의존한 구매, 불규칙한 복용,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 이 시장 전체에 걸쳐 고착되어 있었다. 그는 이 정체된 시장에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본질적 문제'를 발견했다.

창업 초기, 알고케어는 B2B 시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삼았다. 대기업 임직원이라는 대규모 사용자 집단은 단순한 매출원이 아니었다. 알고리즘을 정교화할 수 있는 실제 데이터를 생성하는 전략적 테스트베드였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며 서비스의 신뢰도를 쌓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로 AI 모델을 고도화했다.

B2B에서 검증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케어는 마침내 개인 소비자 시장으로 확장했다. '알고케어 홈'의 출시는 단순한 채널 다각화가 아니라, 6년에 걸친 데이터와 기술 축적의 결과물이다.


핵심 경쟁력은?

알고케어의 경쟁력은 세 층위에서 작동한다.

첫째, 기술적 차별성이다. 에이전틱 AI 구조는 기존의 추천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사용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건강 상태에 맞춰 지속적으로 전략을 재설계한다. 3,000편의 논문과 5만 건의 의약품 데이터를 연결하는 GraphRAG 기술은 이 에이전트의 판단 기반을 형성한다.

둘째, 고객 경험에 대한 집요한 이해다. B2B 운영 과정에서 알고케어는 사용자들이 영양제의 '양'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피드백을 수집했다. 8개월간의 연구 끝에 영양 함량은 유지하면서도 전체 부피를 줄인 제품을 개발했고, 결과는 만족도 상승과 복용 횟수 증가로 나타났다. 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량이 아니라, 데이터 너머의 맥락과 감정을 읽어내는 역량에서 비롯된 성과다.

셋째, 실물 제품과 AI의 통합이다. 단순히 어떤 영양제를 먹으라고 추천하는 앱이 아니라, 고품질 영양제를 직접 제공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모델이다. 추천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서비스 내에서 완결하는 구조는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을 형성한다.


정지원 대표 리더십의 특징

정지원 대표의 경영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문제의 본질로 파고드는 사고 방식이다. 그는 "창업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 철학은 그가 고객을 바라보는 방식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그가 강조하는 핵심 역량은 "고객의 말을 100% 믿되, 100% 의심하는 것"이다. 고객이 표면적으로 말하는 불만이 진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그 이면의 감정적·경험적 페인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 기능에 대한 불만처럼 보이는 피드백이 실제로는 신뢰의 문제이거나 불편함의 문제일 수 있다. 이 관점이 알고케어의 '맞춤'에 대한 정의를 바꿨다. 전문가가 처방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실현해주는 방식으로.

리더십의 또 다른 축은 미션 중심의 지속력이다. 정 대표는 성공한 창업자 대부분이 10년 이상 버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사회적 인정이나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미션 자체가 동력이 되어야 장기적인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알고케어의 미션은 명확하다. "인간의 시간과 에너지를 의미 있는 일에 쓰도록 돕는 것." 이 미션은 영양관리라는 좁은 영역을 넘어, 인간의 본질적 제약을 해결하겠다는 더 넓은 지향점을 담고 있다.


다른 경영자에게 주는 영감은?

알고케어와 정지원 대표의 성장 궤적은 여러 경영자에게 구체적인 교훈을 남긴다.

정체된 시장이 곧 기회다. 영양제 시장은 오랫동안 혁신 없이 지속되어 온 시장이었다. 그는 이를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기술로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신호로 읽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보다 비효율이 고착된 시장이 때로는 더 큰 기회를 품고 있다.

B2B는 스케일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알고케어의 B2B 전략은 단순히 초기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알고리즘을 실전에서 검증하는 전략적 과정이었다. 소비자 서비스를 꿈꾸는 스타트업이 B2B를 먼저 택하는 방식은 유효한 성장 경로가 될 수 있다.

고객 데이터를 수치가 아닌 맥락으로 읽어야 한다. 영양제 부피를 줄이기 위해 8개월을 투자한 사례는 단순한 제품 개선 이야기가 아니다. 고객의 불편을 숫자가 아닌 경험으로 이해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데이터 중심 경영을 표방하면서도 데이터 너머의 인간적 맥락을 놓치지 않는 균형이 진짜 경쟁력을 만든다.

창업의 동력은 미션이어야 한다. 정지원 대표는 지속력이 창업가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한다. 시장의 부침, 자금의 압박, 기술적 난관을 10년 이상 버텨내기 위해서는 외부적 보상이 아닌 내면의 동력이 필요하다. 어떤 문제를 왜 풀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면, 창업의 긴 여정을 완주하기 어렵다.

알고케어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향한 다음 행보가 어떤 방식으로 펼쳐질지, 그리고 에이전틱 AI가 영양관리를 넘어 어디까지 확장될지 — 그 답은 아직 쓰이는 중이다.


출처: 월간 CEO&,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AI 에이전트로 영양제 시장을 재정의하다」, 20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