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6일 토요일

3,000편의 논문이 당신의 영양제를 결정한다 — 알고케어의 기술 전략

AI 에이전트로 영양제 시장을 재정의하다 — 알고케어와 정지원 대표의 성장 공식


알고케어는 어떤 사업을 하나?

알고케어는 2019년 설립된 AI 기반 맞춤형 영양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핵심 서비스는 'NaaS(Nutrition as a Service)'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영양제를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영양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이다.

기술의 중심에는 AI 웰니스 에이전트 '마이알고(MyAlgo)'가 있다. 마이알고는 사용자가 질문하기를 기다리는 수동적 챗봇이 아니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행동까지 유도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구조를 채택했다. 3,000편 이상의 논문과 5만 건의 의약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GraphRAG 분석 기술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업은 B2B와 B2C로 구분된다. B2B 서비스는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등 90여 개 기업이 도입했으며, 2025년 11월 말에는 가정용 B2C 서비스 '알고케어 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소비자 시장 공략에 나섰다. CES에서 5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것도 주목할 성과다.


창업과 성장 스토리

정지원 대표가 영양제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그 시장의 비효율성 때문이었다. 수십 년간 반복되어 온 소비 패턴 — 지인 추천에 의존한 구매, 불규칙한 복용,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 — 이 시장 전체에 걸쳐 고착되어 있었다. 그는 이 정체된 시장에서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본질적 문제'를 발견했다.

창업 초기, 알고케어는 B2B 시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삼았다. 대기업 임직원이라는 대규모 사용자 집단은 단순한 매출원이 아니었다. 알고리즘을 정교화할 수 있는 실제 데이터를 생성하는 전략적 테스트베드였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며 서비스의 신뢰도를 쌓고, 그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로 AI 모델을 고도화했다.

B2B에서 검증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케어는 마침내 개인 소비자 시장으로 확장했다. '알고케어 홈'의 출시는 단순한 채널 다각화가 아니라, 6년에 걸친 데이터와 기술 축적의 결과물이다.


핵심 경쟁력은?

알고케어의 경쟁력은 세 층위에서 작동한다.

첫째, 기술적 차별성이다. 에이전틱 AI 구조는 기존의 추천 서비스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사용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하는 건강 상태에 맞춰 지속적으로 전략을 재설계한다. 3,000편의 논문과 5만 건의 의약품 데이터를 연결하는 GraphRAG 기술은 이 에이전트의 판단 기반을 형성한다.

둘째, 고객 경험에 대한 집요한 이해다. B2B 운영 과정에서 알고케어는 사용자들이 영양제의 '양'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피드백을 수집했다. 8개월간의 연구 끝에 영양 함량은 유지하면서도 전체 부피를 줄인 제품을 개발했고, 결과는 만족도 상승과 복용 횟수 증가로 나타났다. 이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량이 아니라, 데이터 너머의 맥락과 감정을 읽어내는 역량에서 비롯된 성과다.

셋째, 실물 제품과 AI의 통합이다. 단순히 어떤 영양제를 먹으라고 추천하는 앱이 아니라, 고품질 영양제를 직접 제공하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통합 모델이다. 추천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서비스 내에서 완결하는 구조는 경쟁사가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을 형성한다.


정지원 대표 리더십의 특징

정지원 대표의 경영 방식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문제의 본질로 파고드는 사고 방식이다. 그는 "창업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내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 철학은 그가 고객을 바라보는 방식에서도 일관되게 드러난다.

그가 강조하는 핵심 역량은 "고객의 말을 100% 믿되, 100% 의심하는 것"이다. 고객이 표면적으로 말하는 불만이 진짜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 아래, 그 이면의 감정적·경험적 페인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 기능에 대한 불만처럼 보이는 피드백이 실제로는 신뢰의 문제이거나 불편함의 문제일 수 있다. 이 관점이 알고케어의 '맞춤'에 대한 정의를 바꿨다. 전문가가 처방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실현해주는 방식으로.

리더십의 또 다른 축은 미션 중심의 지속력이다. 정 대표는 성공한 창업자 대부분이 10년 이상 버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사회적 인정이나 금전적 보상이 아니라, 미션 자체가 동력이 되어야 장기적인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알고케어의 미션은 명확하다. "인간의 시간과 에너지를 의미 있는 일에 쓰도록 돕는 것." 이 미션은 영양관리라는 좁은 영역을 넘어, 인간의 본질적 제약을 해결하겠다는 더 넓은 지향점을 담고 있다.


다른 경영자에게 주는 영감은?

알고케어와 정지원 대표의 성장 궤적은 여러 경영자에게 구체적인 교훈을 남긴다.

정체된 시장이 곧 기회다. 영양제 시장은 오랫동안 혁신 없이 지속되어 온 시장이었다. 그는 이를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기술로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신호로 읽었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보다 비효율이 고착된 시장이 때로는 더 큰 기회를 품고 있다.

B2B는 스케일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알고케어의 B2B 전략은 단순히 초기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었다.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알고리즘을 실전에서 검증하는 전략적 과정이었다. 소비자 서비스를 꿈꾸는 스타트업이 B2B를 먼저 택하는 방식은 유효한 성장 경로가 될 수 있다.

고객 데이터를 수치가 아닌 맥락으로 읽어야 한다. 영양제 부피를 줄이기 위해 8개월을 투자한 사례는 단순한 제품 개선 이야기가 아니다. 고객의 불편을 숫자가 아닌 경험으로 이해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데이터 중심 경영을 표방하면서도 데이터 너머의 인간적 맥락을 놓치지 않는 균형이 진짜 경쟁력을 만든다.

창업의 동력은 미션이어야 한다. 정지원 대표는 지속력이 창업가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한다. 시장의 부침, 자금의 압박, 기술적 난관을 10년 이상 버텨내기 위해서는 외부적 보상이 아닌 내면의 동력이 필요하다. 어떤 문제를 왜 풀고 싶은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면, 창업의 긴 여정을 완주하기 어렵다.

알고케어는 여전히 성장 중이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향한 다음 행보가 어떤 방식으로 펼쳐질지, 그리고 에이전틱 AI가 영양관리를 넘어 어디까지 확장될지 — 그 답은 아직 쓰이는 중이다.


출처: 월간 CEO&,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AI 에이전트로 영양제 시장을 재정의하다」,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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