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1일 토요일

디올, 아르마니, 구찌까지 — '장인 정신'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착취의 실상

8만 원짜리 가방을 380만 원에? 이탈리아 명품업계를 뒤흔든 노동착취 스캔들


전 세계 소비자들이 수백만 원을 지불하며 구매하는 명품 가방. 그 이면에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들의 24시간 착취 노동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이탈리아 법원의 판결문을 통해 공식 확인되었다. 디올과 아르마니를 시작으로 구찌, 프라다, 베르사체까지, 이탈리아 명품업계 전반을 강타한 노동착취 스캔들의 전모를 정리한다.

사건의 시작 — 밀라노 법원의 철퇴

2024년 4월,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은 조르지오 아르마니에 '사법행정 예방 조치'를 내렸다. 공급망 내 하청업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고 노동착취를 방치했다는 혐의였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6월, LVMH 산하 크리스찬 디올의 이탈리아 법인 '매뉴팩처 디올 SRL'이 동일한 조치와 함께 1년간 법정 관리 명령을 받았다. 밀라노 법원이 공개한 34페이지 분량의 판결문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수치로 보는 착취의 실상

디올의 경우, 하청업체가 납품한 가방 한 개의 원가는 53유로, 우리 돈으로 약 8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가방은 디올 매장에서 2,600유로, 약 385만 원에 판매되었다. 마진율로 따지면 약 4,800%에 달하는 수치다. 아르마니의 경우는 더욱 충격적이다. 하청업체 노동자가 10시간을 일하고 받은 임금은 고작 2~3유로, 우리 돈으로 3,000~4,000원에 그쳤다. 그 노동으로 완성된 가방은 매장에서 1,800유로, 약 267만 원에 팔려 나갔다. 실질 시급으로 환산하면 300원 수준이다.

공장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법원 판결문과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하청 공장의 실태는 참혹했다. 중국과 필리핀 출신 불법 체류 이주노동자들이 고용되었으며, 24시간 공장 가동을 위해 작업장 인근에는 무허가 기숙사가 세워졌다. 야간과 휴일의 구분이 없었고, 일부 공장에서는 주 90시간에 달하는 근무가 이루어졌다. 생산 속도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기계의 안전장치가 제거되었으며, 수사기관의 CCTV에는 단속을 피해 담을 넘어 도망치는 노동자들의 모습까지 포착되었다. 밀라노 법원은 "착취적인 조건"에서 근무가 이루어졌다고 판결문에 명시했으며, 디올이 공급망 내 노동착취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당국의 반격 — 수사 확대

사건은 디올과 아르마니에서 멈추지 않았다. 2024년 7월,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두 브랜드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했다. AGCM은 성명을 통해 "노동자를 착취해 제품을 생산해 놓고 장인 정신과 우수한 품질을 홍보한 것은 소비자 기만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025년 말에 이르러 수사는 더욱 광범위하게 확대되었다. 밀라노 검찰은 구찌, 프라다, 베르사체, 돌체앤가바나, 지방시, 입생로랑, 알렉산더 맥퀸, 페라가모 등 13개 하이엔드 패션 기업 본사를 직접 방문해 지배구조, 내부통제, 공급망 관리 관련 문서 일체를 요구했다.

구조적 문제 —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가

이번 사건은 일부 악덕 공장만의 일탈이 아니다. 이탈리아 명품 산업 전반에 뿌리내린 구조적 문제다. 대형 브랜드가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게 압박하고 정시 납품을 최우선으로 요구하면, 1차 하청업체는 이 조건을 맞추기 위해 중국계 소규모 공장으로 물량을 넘긴다. 이 2, 3차 하청업체는 이주 노동자를 집단 거주시켜 법정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노동시간과 저임금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공식 계약서에는 브랜드와 1차 하청업자만 존재하고, 실제 생산이 이루어지는 공장은 ESG 보고서와 감사의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인다. 이 구조가 수십 년간 고착화된 것이 이번 스캔들의 본질이다.

브랜드들의 반응

디올은 이탈리아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겠으며 불법 관행이 드러난 공급업체와의 협력을 중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마니는 당국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으나 혐의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조사 후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한다고 발표했다. 두 브랜드 모두 협조와 부인 사이 어딘가에 입장을 두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읽힌다.

이 스캔들이 던지는 질문

'메이드 인 이탈리아'라는 라벨은 오랫동안 전통과 장인 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소비자들은 그 라벨을 믿고 수백만 원을 지불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 라벨이 실제로 무엇을 보증하는지, 그리고 소비자가 지불한 수백만 원이 공급망의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정면으로 묻고 있다. 장인 정신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시간당 300원짜리 노동에 기대고 있었다는 사실, 이것이 이번 스캔들이 명품 산업 전체에 남긴 가장 불편한 진실이다.


태그: #명품 #이탈리아 #노동착취 #디올 #아르마니 #구찌 #공급망 #패션스캔들 #소비자알권리 #ESG


2026년 3월 14일 토요일

브랜드 신뢰는 공급망에서 무너진다 — 2026 분유 리콜의 해석

글로벌 분유 리콜 사태가 드러낸 것들: 공급망, 신뢰, 그리고 독립성의 가치


2026년 초, 세계 분유 시장에 조용한 충격이 찾아왔다. 네슬레, 다논, 락탈리스 등 수십 년 역사를 지닌 거대 유제품 기업들이 연달아 자사 제품을 자발적으로 회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원인은 특정 아라키돈산(ARA) 오일 공급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원료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생성하는 세레울리드(cereulide) 독소가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이 독소는 구토와 설사를 유발하며, 무엇보다 열에 강해 생산 공정 중 살균 처리로도 제거되지 않는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식품에서 이런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리콜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번졌다. 네슬레는 37개국 이상에서 영유아용 분유를 자발적으로 회수했고, 다논도 일부 제품의 회수를 발표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170여 개 분유 제품이 회수 대상에 올랐으며, 피해는 60개국 이상으로 확산되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해외 직구로 유입된 리콜 제품이 국내 온라인 마켓에서 유통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고, 소비자원은 구매 전 리콜 여부 확인을 당부했다.

왜 이렇게 넓게 퍼졌는가 — 공급망 집중의 함정

이번 사태의 가장 중요한 경영적 교훈은 '어디서 터졌는가'가 아니라 '왜 이렇게 넓게 퍼졌는가'에 있다. 핵심은 단 하나의 글로벌 공급업체가 여러 대형 제조사에 동일한 원료를 납품했다는 구조적 문제다.

현대 식품 산업에서 아라키돈산 오일 같은 특수 기능성 성분은 소수의 전문 공급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는 경우가 많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품질이 검증된 대형 공급업체에 집중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고 관리가 편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 논리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공급망이 하나의 노드에 집중될수록, 그 노드의 실패는 산업 전체의 실패가 된다. 네슬레의 문제도, 다논의 문제도, 락탈리스의 문제도 결국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다. 각사가 아무리 자체적인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더라도, 오염된 원료가 들어오는 순간 그 시스템은 무력해진다.

이것이 공급망 리스크의 본질이다. 리스크는 눈에 보이는 자사 공정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공급망의 상류에 숨어 있다.

대기업의 품질 관리도 허술해지는 이유

네슬레와 다논은 글로벌 식품 산업에서 품질 관리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기업들이다. 수백 개의 공장, 수천 명의 품질 관리 인력, ISO 인증과 HACCP 시스템. 이 모든 것을 갖추고도 사태를 막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검사의 사각지대 문제다. 기업이 납품받는 원료의 종류는 수십, 수백 가지에 달한다. 각각의 원료에 대해 모든 가능한 오염 물질을 전수 검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검사 항목은 과거의 사고 이력과 규제 기준을 따라 설계되는데, 세레울리드 독소처럼 상대적으로 드문 오염원은 표준 검사 항목에서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규모가 만드는 역설이다. 기업이 커질수록 공급망은 복잡해지고, 각 공급업체와의 관계는 계약과 인증서 중심으로 관리된다. 실질적인 현장 검증보다 서류 검토가 중심이 되는 구조에서, 공급업체의 실제 생산 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대기업의 품질 관리 시스템은 자사 공정을 정밀하게 관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협력사의 내부 문제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지는 않다.

세 번째는 비용 압력이다. 품질 관리에 쏟는 자원에는 언제나 기회비용이 따른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원가를 줄이고 마진을 지키려는 압력은 공급망 검증의 깊이와 빈도를 갉아먹는다. 이것은 악의적인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인 유인의 결과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 과잉 검증은 낭비처럼 보인다.

HiPP는 왜 살아남았는가 — 독립성의 전략적 가치

이번 사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독일 HiPP 분유가 리콜을 피했다는 사실이다. HiPP는 독립적인 공급망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HiPP는 유기농 분유 시장에서 오랫동안 독자적인 원료 조달 철학을 고수해 왔다. 글로벌 공급업체가 아닌, 직접 관리하거나 긴밀하게 협력하는 소수의 전문 농가와 생산자 네트워크를 통해 원료를 수급한다.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더 들고, 스케일 확장에도 제약이 생긴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 선택이 단순한 품질 철학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전략이었음을 입증했다.

경영학적으로 보면, HiPP의 생존은 '집중화의 효율'과 '분산화의 회복력' 사이의 선택 문제를 다시 제기한다. 글로벌 대기업들은 효율을 위해 집중화된 공급망을 선택했고, HiPP는 회복력을 위해 분산되고 독립적인 공급망을 유지했다. 위기가 없는 시기에는 전자가 우월해 보인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온 순간, 승자는 후자였다.

이것은 단지 분유 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원료, 식품 첨가물. 글로벌 공급망의 집중화가 가속화된 모든 산업에서 동일한 구조적 취약성이 잠재해 있다.

이 사태가 경영자에게 던지는 질문

이번 분유 리콜 사태는 단순한 식품 안전 사고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글로벌 공급망 시대의 경영 구조가 가진 근본적 취약성이 표면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우리 공장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말은 이제 충분하지 않다. 진짜 리스크는 종종 내 공장 밖, 협력사의 협력사 어딘가에 있다. 공급망을 단순히 원가와 납기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리스크의 지형도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어떤 공급업체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그 공급업체가 무너지면 나는 어디까지 함께 무너지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HiPP의 사례는 '느리고 비싼 길'이 때로는 '가장 현명한 길'임을 보여준다. 단기 효율의 극대화가 장기 생존의 리스크를 높이는 아이러니. 그 아이러니를 직시하는 경영자만이, 다음 위기가 찾아왔을 때 살아남는 기업을 만들 수 있다.


알레오 인사이트


① 공급망 집중은 '효율'이 아니라 '부채'다: 단일 공급업체 의존 구조는 평시에는 원가 절감으로 보이지만, 위기 시에는 기업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돌변한다. 이번 사태에서 네슬레·다논·락탈리스가 동시에 무너진 것은 각사의 품질 관리 실패가 아니라, 동일한 공급망 노드를 공유했기 때문이다. 경영전략적으로 공급망 집중도(Supplier Concentration Risk)는 반드시 정량화하고 한도를 설정해야 할 재무 리스크다.

② 품질 관리 시스템은 '내 공장'만 보고 있다: HACCP, ISO 22000, 자체 품질 감사. 대기업들이 갖춘 시스템은 자사 공정(In-house Process)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러나 오염은 공급망의 상류(Upstream)에서 내려온다. 진정한 리스크 관리는 Tier 1 공급업체를 넘어 Tier 2, Tier 3까지 가시성(Visibility)을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 공장은 안전하다'는 말은 이제 절반짜리 답변이다.

③ HiPP의 생존은 '운'이 아니라 '구조'였다: 독립 공급망을 유지한 HiPP가 이번 리콜에서 제외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단기 비용 효율을 포기하고 공급망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결과다. 리스크 관리론에서 이를 'Resilience over Efficiency(효율보다 회복력)' 전략이라 부른다. 위기가 없는 시기에는 낭비처럼 보이지만, 위기가 오면 생존의 이유가 된다.

④ 브랜드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지만,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영유아 식품 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는 가장 강력한 진입장벽이자 핵심 자산이다. 네슬레와 다논은 수십 년간 그 신뢰를 쌓아왔다. 그러나 공급망 한 곳의 오염이 그 자산 전체를 위협했다. 무형자산(브랜드)의 리스크 관리는 결국 유형 공급망의 리스크 관리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이번 사태는 다시 한번 증명했다.

⑤ 규제 대응에서 선제적 자발적 리콜로의 패러다임 전환: 네슬레가 규제 당국의 명령 이전에 자발적 리콜을 선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단기적 비용과 주가 타격을 감수하면서도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은, 규제 리스크보다 브랜드 리스크를 더 크게 판단한 전략적 선택이다. 위기 대응에서 '얼마나 빨리 인정하고 움직이느냐'는 사후 평판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 결론 ] 이번 사태의 본질은 식품 안전 문제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시대의 경영 구조가 가진 구조적 취약성의 노출이다. 효율 극대화를 위해 설계된 공급망은 동시에 리스크 전파 속도를 극대화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경영자라면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 공급망에서 하나의 노드가 무너지면, 얼마나 많은 것이 함께 무너지는가?"


2026년 3월 6일 금요일

34년을 버텨온 한 문장, "품질은 타협하지 않는다"

황성옥 JS C&I 대표의 성장 스토리를 사유하며


01. 집을 짓는다는 것의 의미

1992년, 황성옥 대표는 '진성실링'이라는 이름의 작은 회사로 시작했다. 당시 건설 업계는 빠른 납기와 저가 경쟁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처음부터 다른 질문을 품고 있었다.

"우리가 짓는 집에 누군가의 삶이 들어온다. 그 삶을 우리가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수장공사의 마감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었고, 자재를 선택하는 기준이었으며, 30년 넘게 그가 타협하지 않은 이유가 되었다.

"집 짓는 일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다루는 일입니다. 그 무게를 항상 잊지 않으려 합니다." — 황성옥 JS C&I 대표


02. JS C&I를 성장시킨 세 가지 힘

① 시스템화된 완성도

개인의 감각이 아닌 체계적 기준으로 품질을 관리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JS C&I는 업계 최초로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을 도입해 미세한 결함까지 사전에 식별했다. 또한 '주부의 시선 점검법'이라는 독자적 방식으로 전문가가 놓치는 생활 불편 요소를 실거주자 관점에서 체크했다. 콘센트 위치, 문 개폐 동선, 벽지 이음새 같은 디테일이 그 대상이었다. 그 결과, 1900세대 현장에서 하자 접수 1건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② 수직 통합의 전략

"좋은 시공의 절반은 자재에서 결정된다." 황 대표는 이 판단을 구조로 옮겼다. 2012년부터 자재 유통을 직접 관리하기 시작했고, 2014년에는 자회사 한솔데코를 설립해 프리미엄 벽지·바닥재·인조대리석 등 고급 마감재 공급망을 완전히 내재화했다. 항바이러스 벽지(사멸률 99.999%), 미세먼지 85% 차단 방충망, 반려동물 안전 고려 '펫마루'까지 — 기능성 자재 개발로 단순 시공사를 넘어 토털 인테리어 파트너로 인식이 확대됐다.

③ 사람 중심의 조직

"설비와 기술은 바뀌어도, 사람의 철학이 기업을 결정한다." 황 대표는 매월 전 직원이 참여하는 아이디어 제안·토론 문화를 운영해 왔다. 이 제안들은 실제 공정 개선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다수다. 수평적 소통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한 이 조직 문화는 JS C&I가 30년 넘게 주요 건설사로부터 꾸준히 선택받는 이유 중 하나다.


03. 속도의 시대에 완성도를 고집한 역사

1992년 — 진성실링 창업. 수장공사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저가 경쟁 대신 책임 기준을 선택했다.

2012년 — 자재 유통 직접 관리 시작. 품질의 시작점을 통제하기 위한 수직 통합의 첫 걸음.

2014년 — 자회사 한솔데코 설립. 프리미엄 마감재 공급망을 완전히 내재화하다.

현재 — AI 기반 하자 분석, 안전관리 문서 자동화, 기능성 자재 개발까지. 시공사에서 토털 인테리어 파트너로 진화 중.


04. 리더십의 특징: 원칙 위의 유연함

황성옥 대표의 리더십은 흔히 '원칙주의'로 읽히지만, 더 정확하게는 원칙 위에서만 유연한 리더십이다. 품질 기준과 약속이라는 불변의 축을 중심으로, 기술·조직·시장 변화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해 왔다.

업계 최초 AI 품질 검사 도입도, 주부의 시선으로 현장을 점검하는 방식도, 수평적 아이디어 제안 문화도 — 모두 원칙이라는 토대 위에서 혁신을 실험한 결과다.

"기술 과시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표준화.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입니다." — 황성옥 JS C&I 대표

많은 경영자들이 혁신을 말할 때 기존의 것을 부수는 데 집중한다. 황 대표는 반대 방향을 택했다. 지킬 것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혁신할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혁신은 반드시 현장에서 작동해야 했다.


05. 다른 경영자에게 건네는 세 가지 인사이트

첫째, 기준을 타협하는 순간을 조심하라

단기 성과를 얻고 장기 신뢰를 잃는 거래는 생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 JS C&I가 30년 넘게 선택받는 이유는 탁월함이 아니라 일관성이다. 기준은 어렵기 때문에 가치 있다. 쉬운 기준은 차별화가 아니다.

둘째, 좋은 결과의 원인을 끝까지 거슬러 올라가라

좋은 결과의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반드시 아직 통제하지 못한 무언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그것이 자재라는 것을 일찍 발견했고, 그것을 내재화하는 것이 다음 단계임을 알았다. 수직 통합은 전략이 아니라 철학의 논리적 귀결이었다.

셋째, 빠른 성장과 기억되는 기업을 구분하라

빠른 성장은 기사에 남고, 신뢰와 기준으로 쌓은 기업은 사람의 기억에 남는다. 100년 기업은 후자만이 만들 수 있다. 황 대표가 지키고 싶다고 말한 세 가지 — 사람에 대한 존중, 약속을 지키는 책임감, 현장에서 작동하는 혁신 — 는 모두 기억되는 기업의 언어다.


마치며

34년 전, 황성옥 대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수장공사의 마감 한 줄에서 시작했다. 그 한 줄이 시스템이 되고, 자회사가 되고, AI가 되고, 100년 기업을 향한 비전이 됐다.

경영의 본질은 결국 무엇을 지키겠다고 결심하는 데서 출발한다. 황성옥 대표는 그 결심을 34년 동안 매일 반복했다.

"품질은 타협하지 않는다. 사람의 삶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100년 기업을 만든다."


#품질경영 #사람중심리더십 #수직통합전략 #AI스마트건설 #100년기업 #JSC&I #황성옥


2026년 2월 6일 금요일

그릇 너머를 보는 사람 — 김영목 대표의 성장 이야기

들어가며: 왜 그는 쌀을 팔기 시작했는가

83년 된 도자기 회사가 어느 날 쌀을 출시했다.

외부에서 보면 뜬금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의 말을 듣고 나면, 오히려 이 질문이 떠오른다. "왜 이걸 진작 하지 않았을까?"

"명품 그릇에는 명품 밥이 담겨야 한다."

이 한 문장이 '리한미'의 시작이자, 김영목이라는 경영자를 이해하는 열쇠다.


1. 한국도자기리빙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① 본질에 대한 집요한 질문

한국도자기리빙은 80년 넘게 그릇을 만들어 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어느 시점부터 불편한 질문 하나를 붙들었다.

"우리는 그릇을 완성했는데, 그 안에 무엇이 담기는지는 왜 신경 쓰지 않았을까?"

리한미는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다. 10년간 산지를 탐색하고, 보성 간척지의 미네랄 풍부한 토양을 찾아내고, 3대째 농업을 이어온 보성특수농산과 손을 잡은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단일 품종이 아닌 5종 블렌딩이라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와인과 커피가 그러하듯, 조합으로 풍미를 '설계'한다는 발상이다.

이처럼 한국도자기리빙의 성장 동력은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에 있다.

② 위기를 현장으로 돌파한 경험

금융위기 당시, 대형 유통사와의 계약이 끊겼다. 보통의 기업이라면 긴축과 관망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직접 마트 앞에 나가 판매를 시작했다.

이 경험은 단순한 생존 이야기가 아니다. 고객과 직접 맞닥뜨린 그 현장이, 이후 온라인 전환 성공의 감각적 토대가 되었다. 위기는 그에게 약점이 아니라 시장을 읽는 훈련의 장이었다.

③ 브랜드를 '관계'로 확장하는 전략

그릇은 한 번 사면 오래 쓴다. 교체 주기가 길다. 하지만 쌀은 매달, 매주 산다. 리한미의 출시는 단순한 식재료 진출이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의 반복적 접점을 만드는 구조적 선택이다. 신뢰를 일회성 구매가 아닌 지속적 관계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2. 김영목 대표 리더십의 세 가지 얼굴

첫째, 예술가이자 전략가

순수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경영학 석사를 밟고, 청주 공장에서 7년간 장인들과 함께 일했다. 이 조합은 흔하지 않다.

감각은 있지만 시스템이 없는 사람은 예술가로 머문다. 시스템은 있지만 감각이 없는 사람은 관리자에 그친다. 김 대표는 예술을 시스템으로, 감각을 상품으로 전환하는 법을 몸으로 익혔다. 리한미의 향(香)·청(淸)·담(淡)이라는 라인업 구성도 이 감각과 전략의 결합에서 나온다.

둘째, '매력경영'이라는 철학

그는 직원들을 '리하니언'이라 부른다. 명칭 하나에 정체성과 자부심을 담은 것이다. 직원들과 직접 요리하고, 생일을 챙기고, 사내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좋은 제품은 결국 좋은 사람이 만든다."

이것은 복지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문화를 만들고, 문화가 제품의 결을 결정한다는 경영의 인과관계를 그는 믿는다.

셋째, INTEGRITY — 보이지 않는 곳의 원칙

그의 핵심 가치는 **정직함(INTEGRITY)**이다. 기술, 구조, 품질 어느 곳에서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원칙을 지킨다"는 말이 오래 남는다.

리한미가 소용량·진공 포장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장 맛있는 한 끼를 위한 설계. 보이지 않는 디테일이 브랜드의 신뢰를 쌓는다.


3. 다른 경영자들에게 주는 인사이트

"태풍이 불 때 진짜와 가짜가 구분된다"

리빙 시장이 어렵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런데 김 대표는 이 상황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읽는다. 경기가 좋을 때는 좋은 회사와 그저 그런 회사가 비슷하게 성장한다. 하지만 태풍이 불면,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가 드러난다.

이 통찰이 경영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간단하다.

"지금 우리 회사는 바람이 없어도 서 있을 수 있는가?"

Why? / Why not? / What do I want?

김 대표의 사고 프레임이다. 현상을 받아들이기 전에 먼저 묻는 것, 관행에 "왜 안 되는가?"를 묻는 것, 그리고 결국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것. 이 세 가지 질문이 그릇 회사를 식문화 기업으로 바꾸었다.

카테고리의 경계를 허무는 용기

"우리는 그릇 회사다"라는 정의를 고집했다면 리한미는 없었다. 그는 스스로를 그릇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식탁 전체를 설계하는 회사로 재정의했다. 이 재정의가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업의 본질을 제품이 아닌 고객의 경험으로 정의하는 순간, 경쟁의 지형이 달라진다.


마치며: 그릇은 결국 철학을 담는다

83년의 역사를 가진 회사가 쌀을 출시했을 때, 세상은 '왜?'라고 물었다.

김영목 대표의 대답은 단순했다. "그릇에 담기는 것까지 우리가 책임지고 싶어서."

그것이 예술가의 감각이든, 장인의 고집이든, 경영자의 전략이든 —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더 나은 한 끼를 위한 집요한 설계.

어쩌면 경영이란, 좋은 그릇을 만드는 일과 다르지 않다. 보이는 곳도 보이지 않는 곳도, 타협 없이 빚어내는 것.


"실패를 감수하지 않으면 혁신도 없다" —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


2026년 1월 16일 금요일

미국이 인정한 가장 안전한 기업, KBR에서 안전 경영의 해답을 찾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 KBR에서 배우는 안전 경영의 본질

안전 관리를 단순한 규정 준수의 문제로 바라보는 기업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세계에는 안전을 조직의 DNA로 내재화하여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오늘은 그러한 성공 스토리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권위 있는 산업 안전 전문 미디어 EHS Today가 선정한 '2025년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 바로 KBR의 이야기다.


KBR의 안전 경영, 무엇이 다른가

KBR의 안전 철학은 한 마디로 "Zero Harm(제로 하름)", 즉 어떠한 사고도, 어떠한 피해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절대적 원칙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 원칙이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이를 실제 행동과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촘촘한 구조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1. Zero Harm Absolutes — 타협 없는 절대 기준

KBR은 전 세계 모든 프로젝트와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비타협적 안전 기준을 운영한다. 직원은 물론 하청업체까지 예외 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며, 안전 행동의 범위는 업무 현장을 넘어 가정과 여가 생활로까지 확장된다. 안전을 '지켜야 할 규칙'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의 정체성'으로 내재화하는 것, 이것이 KBR 안전 문화의 출발점이다.

2. MyKey — 누구나 행사할 수 있는 작업 중지 권한

KBR의 MyKey 프로그램은 직급이나 역할에 관계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작업 중지 권한(Stop Work Authority, SWA)**을 부여한다. 현장에서 위험이 충분히 통제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순간, 누구든 즉시 작업을 멈출 수 있다. 안전의 책임이 관리자에게 집중되지 않고 조직 전체에 분산되는 구조다.

3. Courage to Care — 돌봄 기반의 피드백 문화

동료의 위험한 행동을 목격했을 때, 이를 처벌이나 신고의 문제가 아닌 돌봄과 대화로 해결하는 문화가 KBR에는 자리 잡고 있다. Courage to Care 프로그램은 구성원 간 안전 피드백을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으로 만들어, 안전 행동이 사회적으로 강화되는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4. 모든 사고·근접사고의 필수 조사

KBR은 크고 작은 모든 사고와 아차사고(Near Miss)에 대해 예외 없이 근본 원인 분석을 실시한다. 작은 징후도 학습의 기회로 삼는 이 선제적 접근은 사고 예방 문화를 조직 깊숙이 뿌리내리게 한다.

5. Safety Energy Program — 선도 지표 기반의 안전관리

KBR은 단순히 사고율(후행 지표)을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Safety Energy Program을 통해 모든 프로젝트의 안전 활동을 정량화하고, 행동·참여·리스크 관리 수준을 반영한 안전 에너지 지수를 선도 지표로 활용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실제 사고 감소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 데이터로 검증되었다.

6. TSTI — 전 직군을 아우르는 사전 위험 분석

**Total Safe Task Instruction(TSTI)**은 비일상적 작업이나 현장 업무 수행 전 반드시 실시하는 사전 위험 분석 절차다. 주목할 점은 현장직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무직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안전의 일관성을 조직 전체에 관철시키는 KBR의 철학이 여기에 담겨 있다.

7. Keys 프로그램 — 삶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안전 가이드

사무실, 현장, 재택근무, 정신건강에 이르기까지 직원이 마주하는 다양한 위험 상황에 대한 통합 안전 가이드를 Keys 프로그램으로 제공한다. 어떤 환경에서도 안전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포괄적 접근이다.

8. All In — 직원이 주도하는 안전·사회공헌 커뮤니티

All In 프로그램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끄는 안전 및 지역사회 활동 플랫폼이다. 참여 기반의 안전 문화는 조직 내 자발적 동기를 높이고, 안전을 '위에서 강요받는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가치'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9. ESG와 통합된 안전 전략

KBR은 안전을 단독 영역으로 분리하지 않는다. People, Planet, Governance의 세 축으로 구성된 지속가능성 전략 안에 안전을 통합하고,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연계한 10대 Zero Harm Pillars로 장기 목표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안전이 곧 ESG의 핵심 가치임을 조직 전략으로 선명하게 천명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

KBR의 사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 조직에서 안전은 무엇인가?"

여전히 많은 한국 기업에서 안전은 감독기관의 점검을 앞두고 점검표를 채우는 행위, 혹은 사고 발생 후 재발 방지 대책을 보고하는 행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KBR의 성공은 명확하게 보여준다. 안전은 규정 준수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화의 문제이며, 관리자만의 책임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는 가치여야 한다는 것을.

특히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전환점이 있다.

첫째, 후행 지표에서 선행 지표로의 전환이다. 사고율 집계에 머무르지 않고, 안전 행동과 참여 수준을 선제적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관리자 중심에서 전 구성원 중심으로의 전환이다. 작업 중지 권한이 모든 직원에게 실질적으로 보장될 때, 현장의 위험은 훨씬 빠르게 차단된다.

셋째, 안전과 ESG의 통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ESG 경영이 기업 신뢰도와 직결되는 시대, 안전을 ESG 전략의 핵심 축으로 통합하는 시각의 전환이 요구된다.

KBR의 2025년 수상은 단지 한 기업의 성취가 아니다. 이는 안전을 삶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조직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다. 한국의 기업들이 이 기준점을 참조하여, 진정한 의미의 안전 경영을 구현해나가기를 기대한다.


참고: EHS Today, "America's Safest Companies 2025: KBR", Dave Blanchard


2026년 1월 10일 토요일

보청기 한 길만을 걸어온 사람, 심상돈 대표의 경영 철학과 리더십

40년의 집념이 만든 신뢰 — 그가 말하는 감사·나눔·행동의 경영


국내 보청기 산업에 '전설'이라 불리는 인물이 있다. 동산히어링 심상돈 대표다.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보청기라는 단 하나의 분야에 몸을 담아온 1세대 전문가. 스타키코리아를 30년간 이끌며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 없이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온 그의 이야기는, 숫자와 성과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한 헌신'에서 비롯된다.


■ 경영 철학 — 감사, 나눔, 행동

심상돈 대표는 스스로를 '바보똑똑이'라고 부른다. 겸손하게 배우고, 배려로 이끌며, 결과에 책임진다는 뜻이다. 그가 경영의 근간으로 삼는 세 가지 키워드는 단순하다. 감사하고, 나누고, 행동하라.

그는 보청기를 단순한 제품으로 보지 않는다.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주는 사명"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에게 이 일은 처음부터 사업이기 전에 소명이었다. 그 인식의 차이가 30년 무결성 성장의 뿌리다.

그가 'O.K 경영'으로 불리는 방식을 고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객의 요구에 "No"라고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고객의 삶의 질을 회복시킨다는 사명감에서 나오는 원칙이기 때문이다.

💬 "보청기는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드리는 일입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 리더십의 핵심 — 사람을 먼저 보는 눈

심상돈 대표의 리더십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판매 1위보다 고객 행복, 직원 행복이 우선이다." 이른바 '행복 경영'이다. 글로벌 본사에서 여러 국제 리더십 상을 수상한 이유도, 그가 수치를 뛰어넘는 가치를 조직 안에 구현했기 때문이다.

그는 퇴임 후 동산히어링의 대표로 다시 현장에 섰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었다. 맞춤형 청각 케어, 정직한 상담, 40년의 전문성. 그가 내세우는 차별화는 화려한 마케팅이 아니라 오래된 신뢰다.

사회공헌의 영역에서도 그의 리더십은 빛났다. 청각장애인과 난청인을 위한 보청기 무상 지원, 인공와우 수술의 건강보험 적용, 보청기 지원 제도 마련 등 법과 제도의 변화를 이끄는 데 앞장섰다. 유튜브 채널 '귀사남'을 통해 난청 정보를 일반인에게 쉽게 풀어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리더십은 조직 안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님을 그는 행동으로 보여준다.

💬 "보청기는 안경과 같습니다. 불편함을 보완하는 도구일 뿐,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 다른 경영자에게 던지는 메시지 — 인터뷰 속 명언 3가지

심상돈 대표의 인터뷰에는 젊은 경영자들이 곱씹을 만한 통찰이 곳곳에 담겨 있다.

▶ 명언 1. "행운의 여신은 행동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실행의 철학이다. 고민만 하고 멈춰 선 사람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계획보다 작은 한 걸음이 방향을 만든다.

▶ 명언 2. "감사할 줄 아는 사람만이 진짜 성장할 수 있다." 태도의 문제다. 감사는 겸손의 다른 이름이고, 겸손한 리더만이 사람을 모을 수 있다.

▶ 명언 3. "판매 1위보다 고객의 행복과 직원의 행복이 먼저다." 경영의 우선순위다. 수익은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다. 사람이 먼저일 때, 숫자는 자연히 따라온다.

40년의 세월이 증명하는 것은 하나다. 집념은 방향이 맞을 때 빛난다. 심상돈 대표의 방향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 "감사하고, 나누고, 행동하라. 이 세 가지가 제 경영의 전부입니다." — 심상돈, 동산히어링 대표


심상돈 대표의 이야기는 업종을 불문하고 모든 경영자에게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일은 사명인가, 수단인가.

보청기 하나로 40년을 버텨온 그의 집념은, 결국 그 질문에 대한 오랜 답이었다.


2026년 1월 9일 금요일

Sevan Multi‑Site Solutions 안전 경영의 본질을 배우다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 세반(Sevan)에서 배우는 안전 경영의 본질

2026년 1월 9일

오늘은 환경안전보건 베스트 프랙티스로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상을 수상한 세반 멀티사이트 솔루션즈, Inc.(Sevan Multi-Site Solutions, Inc.)의 사례를 소개한다. 전국 각지의 건설·리모델링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멀티사이트 전문 기업인 세반은, 미국의 안전보건 전문 미디어 EHS Today가 매년 수여하는 "America's Safest Companies" 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상은 단순히 사고 건수가 낮은 기업이 아니라, 안전을 조직 문화의 중심에 두고 시스템적으로 실천해 온 기업에게 주어지는 권위 있는 상이다. 세반은 과연 어떻게 이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가. 그 비결을 하나씩 살펴본다.


규정 준수가 아닌 규정 초과를 기준으로 삼다

세반의 안전 철학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대부분의 기업이 OSHA 기준을 목표로 삼을 때, 세반은 그것을 최소한의 출발선으로 규정한다. ANSI/ASSP Z10 기반 안전경영 시스템 위에 자체적으로 더욱 강화된 기준을 더해 운영하며, 준수는 시작일 뿐이라는 철학을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토대가 세반의 안전 수준을 업계 평균과 근본적으로 다른 궤도에 올려놓는 첫 번째 동력이다.

CEO가 직접 안전을 이끈다

세반에서 안전은 안전팀만의 영역이 아니다. CEO가 대부분의 안전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모든 안전 정책의 변경을 직접 검토하고 승인한다. 매년 Sevan Safety Excellence Award를 통해 안전에 기여한 직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문화도 이미 정착되어 있다. 최고 경영자가 안전의 최전선에 서 있을 때,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는 사실을 세반은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에 무게를 둔다

세반의 안전 관리는 사고가 난 뒤가 아니라 사고가 나기 전에 작동한다. 현장 작업 시작 전 매일 STARRT(Safety Task Analysis Risk Reduction Talk) 사전 위험 평가를 실시하며,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60분 이내에 경영진에 보고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고위험 작업에 대해서는 Life-Saving Rules, 즉 안전 절대 기준을 명확히 정해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 위험을 미리 인식하고 제거하는 구조가 세반 안전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법적 기준을 훨씬 뛰어넘는 현장 규칙

세반의 현장 규칙은 법이 요구하는 수준을 상당 폭 초과한다. 100% 추락 방지를 의무화하고, 비계·사다리·고소작업에 대한 강화된 내부 기준을 별도로 운영한다. ANSI Z87.1 기준의 눈 보호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인체공학 기반의 중량물 취급 제한도 적용한다. Type II 헬멧, 절단 방지 장갑, 고가시성 PPE를 전면 도입하는 등 보호장비 기준 역시 업계 수준을 크게 앞선다. "법이 허용하니까 괜찮다"는 논리는 세반의 현장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기술을 통해 안전을 혁신한다

세반은 디지털 기술을 안전 관리에 적극 접목하고 있다. 바코드 스캔 방식의 클라우드 기반 SDS(물질안전보건자료) 라이브러리를 운영하며, 실제 작업 조건을 반영한 JHA(위험성평가) 자동 생성 도구를 자체 개발 중이다. STARRT 프로세스 역시 디지털화하여 현장 문서화와 소통의 효율을 높였다. 기술은 안전을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안전 문화를 설계하다

세반은 안전을 강요하는 대신, 직원이 참여하고 싶어지는 구조를 설계했다. Sevan University라는 내부 학습관리시스템(LMS)을 통해 직무별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Elevate Safety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 위험 인식과 행동 기반의 안전 역량을 키운다. Near Miss Challenge는 아차사고 1건 신고 시 자선단체에 7달러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신고 문화를 정착시키는 동시에 사회적 기여도 실현한다. Sevan Salute 프로그램은 안전 행동에 배지와 상품으로 보상함으로써 긍정적 강화의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특히 Near Miss Challenge는 신고를 꺼리는 현장의 암묵적 문화를 실질적으로 바꾸는 데 효과적인 모델로 주목받는다.

안전을 사업의 경쟁력으로 본다

세반은 안전을 비용이나 규제 대응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안전은 세반의 사업 차별화 전략이자 브랜드 정체성 그 자체다. 이러한 관점은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안전 컨설팅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으며, ABC(Associated Builders and Contractors)와 Fortune 등 권위 있는 기관으로부터 "최고의 직장"으로 인정받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안전한 기업이 곧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한국 건설 기업에 전하는 메시지

세반의 사례는 규모나 국가의 차이를 떠나 안전 경영의 본질에 대해 명확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진의 안전 책임이 법적으로도 분명해졌다. 그러나 법 준수를 넘어, 세반처럼 안전을 조직의 정체성과 사업 경쟁력으로 내재화한 기업은 아직 드문 것이 현실이다.

세반의 경험에서 한국 건설 기업이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천 방향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CEO가 안전 회의에 직접 참석하고 첫 발언을 여는 것에서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리더의 존재 자체가 조직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또한 아차사고 신고 문화를 제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신고를 처벌이 아닌 기여로 인정하는 구조가 전제될 때, 현장의 위험 정보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디지털 위험성평가 도구 도입을 통해 현장의 문서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인 안전 소통을 늘리는 것도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변화다. 무엇보다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랑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드는 내부 인정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세반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명제로 귀결된다.

"안전은 문화다. 그리고 문화는 리더가 만든다."

이 명제가 한국 건설 현장에서도 실질적인 변화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 EHS Today, "America's Safest Companies — Sevan Multi-Site Solutions, Inc." (Nicole Stemp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