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도, 규모도, 전략도 다른 여섯 명의 리더가 한 목소리로 꼽은 미래 기업가정신의 핵심
지금 우리는 전례 없는 격변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의 급부상, 녹색 전환, 인구 구조 변화, 공급망 재편, 그리고 지정학적 갈등까지—이 여섯 가지 대전환이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시대에 기업가정신은 어떻게 진화해야 할까요?
월간 CEO& 주최 특별 좌담회에서 한국 경영계를 대표하는 리더 6인이 한자리에 모여 이 질문에 답했습니다. 이들이 나눈 이야기는 단순한 경영 전략을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와 리더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승한 홈플러스 창업 회장: "기업가정신은 시대와 함께 진화한다"
이승한 회장은 기업가정신이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재정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과거의 기업가정신이 생존과 성장, 이윤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면, 오늘날의 기업가는 인류의 행복과 건강에 기여하는 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가 제안한 새로운 기업가정신의 방향은 네 가지로 요약됩니다. 변화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활용하고, 혼자가 아닌 협업 생태계를 설계하며, 미래를 이끌 인재를 육성하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것—이것이 이 시대 리더에게 요구되는 기업가정신의 본질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의현 대일특수강 대표: "기업가의 진정한 가치는 사회적 기여에 있다"
이의현 대표는 기업의 성공을 단순히 재무적 성과로 측정하는 시각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기업가의 진정한 가치는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단언합니다.
특히 그는 현행 정부 정책의 모순과 경직된 정년 제도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실력 중심의 조직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도적 환경이 기업가정신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훌륭한 개인의 의지도 꽃피우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경고이기도 합니다.
박규홍 에스아이티테크놀로지 대표: "기업가정신은 사업을 바꾸는 용기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AI가 모든 분야로 스며드는 지금, 박규홍 대표는 기업가정신을 "사업을 바꾸는 용기"라고 정의했습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붙잡고 있으면 오히려 발목이 잡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입니다.
그는 기존의 성공 모델을 스스로 해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혁신의 용기가 기업 생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변화에 맞서지 않는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그의 메시지는, 안주하고 싶은 모든 리더에게 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지선 신성이엔지 대표: "에너지 위기는 곧 기회다"
이지선 대표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를 위협이 아닌 기회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태양광과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한 전력 효율화, 그리고 AI 기반 공급망 관리 확대를 통해 에너지 문제를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이지선 대표는 기업의 역할이 경제적 주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업은 사회의 문화적 주체로서 인류의 문화 유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에도 책임이 있다는 그의 시각은, 기업의 존재 의미를 한층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김병주 참약사그룹 대표: "기술이 바뀌어도 고객 신뢰는 변하지 않는다"
수많은 기술 혁신이 쏟아지는 시대에도 김병주 대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산은 바로 "고객 신뢰"입니다. 그는 약국 혁신 사례를 직접 예로 들며, 본질에 충실한 경영이 결국 오래가는 경쟁력의 원천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그는 실패를 경험한 기업가들을 위한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도전과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갖춰져야만, 더 많은 사람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혁신은 성공의 문화만큼이나, 실패를 수용하는 문화에서도 자라납니다.
6인이 함께 말하는 결론: "통찰하는 리더십"
업종도, 규모도, 전략도 다른 여섯 명의 리더가 한 목소리로 꼽은 미래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바로 **"통찰하는 리더십"**이었습니다. 변화의 표면을 읽는 것을 넘어, 그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눈—그것이 이 시대 리더에게 가장 요구되는 역량이라는 데 이들은 모두 동의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세상은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격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인간적 가치, 사회적 책임, 그리고 신뢰—이 세 가지를 지키는 기업만이 진정한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좌담회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대전환의 시대, 위기는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통찰과 용기, 그리고 책임감으로 무장한 기업가에게 이 시대는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K-기업가정신의 저력은 바로 그 위기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해왔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