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우 회장의 경영 철학을 통해 본 품질 우선주의와 상생의 기업 문화
느리지만 단단하게
파파존스가 한국에 처음 문을 연 것은 2003년이었다. 그로부터 22년이 흐른 지금, 매장 수는 260여 개, 최근 5년간 매출 증가율은 77%에 달한다. 숫자만 보면 눈부신 성장이지만,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성장이 이루어진 방식이다. 경쟁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매장 수를 늘리는 동안, 파파존스 코리아는 속도보다 내실을 택했다.
성장의 첫 번째 동력은 품질에 대한 타협 없는 고집이었다. 모든 재료를 최상급으로 사용하고, QCC(품질관리·물류센터)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브랜드의 근간을 단단히 다졌다. '미스터리 쇼퍼 제도'와 정기 위생 감사는 그 철학을 현장에서 실천하는 장치였다.
두 번째 동력은 가맹점과의 신뢰였다. 공격적인 출점 대신 점주의 영업 권역을 확실히 보장하고, 2007년부터 운영해온 상생협의회를 통해 식자재 가격 인하와 로열티 감경을 꾸준히 실행해왔다. 그 결과 다점포율은 약 50%에 이른다. 한 번 파파존스 점주가 된 사람이 두 번, 세 번 가게를 낸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직접적인 신뢰의 증거다.
세 번째 동력은 미래를 향한 적극적인 변화다. 2023년에 론칭한 치킨 브랜드 '마마치킨'은 케이준 후라이드와 버팔로 윙을 앞세워 2035년까지 1,00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피자라는 단일 카테고리에 머물지 않고,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파고드는 신사업으로 미래 성장축을 미리 준비한 것이다.
원칙이 곧 전략이다
서창우 회장의 경영 방식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그는 단기 매출보다 품질 중심 경영을 일관되게 고수해왔고, 그 결과가 지금의 파파존스 코리아를 만들었다.
그의 철학은 인터뷰 속 세 마디 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 번째는 성장 방식에 대한 신념이다. "속도에 치우치기보다는 내실을 꾀하면서 매장 숫자를 늘리고 싶다." 빠른 확장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그는 묵묵히 반대 방향을 걸어왔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 성장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믿음이 이 한 문장에 녹아 있다.
두 번째는 가맹점주와의 관계에 대한 관점이다. "가맹점주들이 만족해야만 한국파파존스도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어요." 본사의 이익보다 점주의 만족을 앞세우는 이 철학은, 그가 직원과 가맹점주를 단순한 사업 파트너가 아닌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바라본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삶의 철학이자 봉사에 대한 정의다. "봉사는 우리가 지구에서 차지하는 공간에 대한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 30년 넘게 로타리 활동을 이어온 그는, 이 한 문장으로 나눔을 의무나 선택이 아닌 존재의 이유로 바라보는 시각을 드러낸다. '히딩크 드림필드' 축구장 12곳 기증, 재생 펄프 피자박스와 전기 오토바이 도입, 아동·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등 ESG 활동 전반에 걸쳐 이 철학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속도인가 방향인가
서창우 회장의 이야기는 오늘날 많은 경영자들에게 불편하지만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의 브랜드는 지금 속도를 좇고 있는가, 아니면 방향을 지키고 있는가.
프랜차이즈 업계는 오랫동안 출점 수와 매출 규모로 성공을 정의해왔다. 하지만 파파존스 코리아의 22년은 그 공식이 전부가 아님을 조용히 증명한다. 가맹점주 한 명 한 명의 신뢰를 쌓고, 소비자에게 한 번도 품질을 양보하지 않으며, 브랜드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한 것, 그것이 결국 숫자로도 돌아왔다.
빠른 것이 전부가 아니다. 단단한 것이 오래간다. 브랜드의 속도보다 브랜드의 깊이를 먼저 묻는 경영자, 그리고 구성원과 고객, 사회 모두가 보람을 느끼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리더. 서창우 회장이 22년간 보여준 것은 바로 그런 경영의 모습이었다.
결국 가장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는, 가장 먼저 달린 브랜드가 아니라 가장 꾸준히 원칙을 지킨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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